민간 우주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가 '한빛-나노(HANBIT-Nano)' 첫 상업발사 미션 중단 원인에 대한 공동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는 브라질 공군 산하 항공사고조사 및 예방센터(CENIPA)와 함께 지난 1월 26일부터 진행됐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2월 22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수행된 '한빛-나노'의 첫 상업발사 '스페이스워드(SPACEWARD)' 미션이다. 당시 발사는 오후 10시 13분(브라질 현지 시각) 진행됐고, 발사체는 이륙 33초 뒤 기체 이상이 감지돼 안전 절차에 따라 임무가 조기 종료됐다. 인명 피해나 추가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노스페이스와 CENIPA는 비행 계측 데이터와 추적 데이터, 지상 설비 기록, 발사 운영 기록, 영상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고, 현지에서 두 차례에 걸쳐 회수한 300여 점의 잔해도 함께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발사체의 비행 과정을 재구성했다.
분석 결과 발사체는 이륙 직후 초기 비행 단계에서는 정상적으로 비행했고, 비행 데이터 송수신도 문제없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륙 후 약 33초 시점에 1단 하이브리드 로켓 연소관 조립체 전방부에서 연소가스가 새어 나오면서 연소관 파열이 발생했고, 이후 발사체가 여러 부분으로 분리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조사단은 이 같은 누설이 브라질 현지 발사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연소관 전방 마개 교체 및 재조립과 관련 있는 것으로 봤다. 발사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정비 과정에서 기밀재에 소성변형이 생기면서 내부 기밀을 유지하는 압착력이 부족해지고, 압착 상태도 균일하지 않아 기밀 성능이 저하됐다는 설명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립 공정을 손보고 품질관리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관련 부품 일부에 대해서는 설계 변경과 개량 작업을 진행한 뒤 추가 기능 검증 절차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로 비행 데이터와 각종 수집 자료를 종합 검토해 주요 비행 과정을 보다 명확히 확인했다"며 "이노스페이스와 CENIPA가 원인 분석과 후속 조치 방향에 대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CENIPA 측도 조사 과정에서 이노스페이스, CENIPA, 한국우주항공청(KASA) 사이에 긴밀한 협력과 정보 공유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공군 CENIPA 총괄조사관인 알렉산더 코엘류 시몽(Alexander Coelho Simão) 대령은 공동 분석을 통해 기술적으로 일관된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CENIPA는 조사 착수 당시 이번 조사가 법적 책임을 가리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브라질의 우주 운용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 조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발사체 관련 지식재산권 보호와 독립적 조사 원칙을 전제로,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목표로 조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CENIPA는 이번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는 기술 개선 조치가 마무리되고 우주청의 발사 허가를 받는 대로 후속 발사 일정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확보한 발사 슬롯을 활용해 올해 3분기 브라질에서 후속 발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