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국가전략기술 육성·확보를 위한 범부처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정책금융 공급, 기술안보 강화, 인재 양성 등을 묶어 전략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제13회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를 열고 '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024~2028)'의 2026년 시행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계획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중장기 정책의 연차 계획으로, 올해는 새로운 전략기술 체계로의 전환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R&D 성과가 사업화와 시장 진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술안보 대응을 넓히고, 국가적 임무 달성을 중심으로 정책과 투자, 기술을 연계하는 체계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먼저 기술 개발 기업에 대해서는 창업부터 해외 진출, 특허 확보까지 전 주기 지원을 강화한다. 지역 기반 연구·실증 인프라를 넓히고, 전략 기술 분야 인재 양성과 유치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범부처 협업 체계도 손본다. 정부는 기술 관리 체계 정비 방향에 따라 전략 기술 관련 4개 법령과 513개 기술을 바탕으로 19개 공통 기술 분야를 도출해 우선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적용 범위는 앞으로 더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26년 국가 전략 기술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30% 늘어난 8조6000억원으로 확대하고, 2027년에도 증가 기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책 금융은 총 46조6000억원 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등 5개 국가 전략 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 7632억원 규모의 제1호 과학기술혁신펀드도 출범했다.
정부는 또 연구자의 창업을 지원하고 공공 조달과 연계해 연구·개발 성과물의 초기 시장 진입을 돕기로 했다. 전략기술 분야 유망 스타트업에는 기업 R&D와 해외 진출 지원을 제공하고, '전략기술 확인기업'에 대해서는 R&D 사업 가점과 함께 금융·컨설팅·IR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 그린수소, 전북 이차전지 등 지역기술혁신허브와 전략기술 특화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의 현장 확산도 촉진한다. 인재 정책 측면에서는 데이터 기반 인재정책을 고도화하고, 전략기술과 AI를 접목한 융합형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해외 연구자 유치와 정착 지원도 강화한다.
기술안보 측면에서는 국가전략기술 체계 개편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AI 전환, 통상·안보 환경 변화, 미래 혁신 기반 조성 등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중 전략기술 체계를 고도화하고, 이에 맞는 확보 전략을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R&D의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이후의 사전점검 제도도 도입해 신속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AI, 반도체, 양자 등 전략 기술 분야의 주요 다자 협의체에 적극 참여해 글로벌 규범과 표준 논의에 대응하고, 국제 공동 연구와 해외 협력 거점을 통해 주요국과의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보안 관련 법 개정에 맞춰 전략 기술 보호 체계 조정을 검토하고, AI·무인화·국방 반도체 등 국방 전략 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기술 안보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정부는 또 '기술-정책-투자' 연계를 바탕으로 한 '국가전략기술 선도 NEXT 프로젝트'를 본격 도입하고, 민관 협업 플랫폼을 통해 부처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구 현장에서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단계적 폐지를 통해 성과 중심 연구 시스템 전환도 추진한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전략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 가운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i-SMR) 기술 개발 사업의 1단계(2023~2025년) 특정 평가 결과도 보고됐다. 평가에서는 사업이 전반적으로 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후속 과제의 차질 없는 수행과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단 차원의 관리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전략기술 특위 위원장인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정부는 부처 간 장벽을 뛰어넘는 협업을 통해 국가전략기술 육성·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신속한 성과 창출을 촉진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을 극복하는 국가전략기술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