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박희준·김경학 한양대 교수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의 성능과 안정성을 모두 끌어올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구현했다고 20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자 신호와 전력을 증폭하거나 전환하는 데 사용하는 반도체 소자다.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물질은 P형과 N형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두 가지 물질을 적절히 조합해야 반도체 소자를 만들 수 있지만, 그동안 N형 소자에 비해 P형 소자의 성능을 높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각광받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에 주목했다. 다만 이 소재는 대부분 납을 포함해 환경 문제가 있었다. 대신 주석 기반의 친환경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하면 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주석이 쉽게 산화돼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MACl)를 첨가해 결정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재료 내부의 결함을 줄이고, 산화 문제를 크게 개선했다. 해당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P형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구현했다.
만든 트랜지스터는 상온에서 10년 이상 성능의 7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캡슐화 기술과 결합하면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희준 교수는 "이번 성과는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로 최고 수준의 전기적 성능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한 첫 사례로, 친환경성과 고성능을 모두 갖춘 차세대 반도체 소재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광센서, 저전력 논리소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SAIT)도 공동 참여했으며,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지난 17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Electronic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928-025-014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