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미카넨 핀란드 기후환경부 장관./위키미디어(라우리 하이키넨)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원자력과 풍력, 수소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꾸준히 개발하고, 에너지 안정성을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카이 미카넨 핀란드 기후환경부 장관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 정부의 기후 대응 계획을 설명하며 원자력과 풍력, 수소 에너지를 강조했다. 2023년 6월부터 기후환경부를 이끌고 있는 미카넨 장관은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핀란드는 탄소중립을 넘어서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를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핀란드는 2022년 기후변화법을 개정하면서 2035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10년 단위의 세부 목표를 세웠다. 1990년 수준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최소 60%, 2040년까지 최소 80% 줄이는 것이다. 미카넨 장관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감축하자는 유럽연합(EU)의 의견을 지지했다”며 “단, 전제 조건은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20년 전만 해도 핀란드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절반 이상이 화석 연료에서 나왔다. 지금은 핀란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중 약 95%가 원자력과 재생 에너지에 해당한다. 특히 원자력 비중은 41%에 달한다. 미카넨 장관은 “난방 분야에서 화석연료에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면서도 “이동 수단 분야에서는 전환 과정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핀란드 정부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기술을 산업계에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세금 혜택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순 탄소배출량 제로 산업에 투자할 경우, 투자 비용의 2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기후 목표를 점검하고 업데이트하는 과정에 의회, 대학이나 연구 기관의 전문가는 물론 일반 대중의 의견도 적극 반영한다.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활용하며, 과학자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자문 기관도 마련했다.

미카넨 장관은 “원자력을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의 개발을 적극 지원하면서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재생 에너지인 풍력 발전이 최근 5년 동안 빠르게 증가했다”며 “풍력에도 투자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갈 것”이라 덧붙였다.

또 “15~20년 안에 전기 기반 시스템을 두 배로 늘려 모든 중공업과 난방 분야 기업이 연소 시스템에서 전기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2030년대에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것을 대비할 전략이자 탄소 중립을 향한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 말했다. 다만 “지난해 핀란드에서는 467시간 동안 전기요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아직 전기요금의 변동성이 커 에너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