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붉은색과 초록색 잎이 조화를 이루는 포인세티아와 호랑가시나무, 겨우살이 등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식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상징인 포인세티아는 기온이 내려가면 잎이 붉게 물들어 길거리나 교회 등에서 장식으로 쓰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장식과 흔히 사용되면서 아이들이 먹거나 잘못 오남용되면서 오랫 동안 독성이 있는 위험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자들은 포인세티아를 비롯한 겨우살이, 호랑가시나무 등 크리스마스 식물의 위험성이 과대평가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포인세티아만 해도 사람에 따라 복통이나 설사,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그 위험성이 연구되어 왔는데, 최근에는 치명적인 독성은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옮아가고 있다. 1996년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연구팀은 미국 응급의학 저널에 포인세티아를 먹은 2만3000명의 사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 결과 포인세티아를 먹은 2만3000명 중 숨진 사람은 없었으며 이 중 96%는 집 밖에서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체의 92%는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의 독극물 관리 정보 센터에 따르면, 체중이 약 23kg인 어린이의 경우 500장 이상의 포인세티아 잎을 먹으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로버트 쉬머링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이런 내용을 지난해 하버드대 의대 블로그에 올리고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쉬머링 교수는 이 글에서 애완동물도 포인세티아를 먹은 뒤 위장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겨우살이도 포인세티아와 비슷하게 큰 위험은 없으나 먹으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겨우살이 역시 1986년 관련 연구를 통해 열매 1~3개나 잎 1~2개를 먹어도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겨우살이를 먹은 300건의 환자 사례에서도 심각한 증상이나 사망자는 은 없었다. 다만 쉬머링 교수는 치명적일 만큼 섭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크리스마스 기간 전후로 붉은색의 열매를 맺어 트리 장식에도 종종 사용되는 호랑가시나무는 사람이나 애완동물에 위험할 수 있다. 독성 식물로 알려진 포인세티아나 겨우살이보다 더 유독하다는 것이다. 호랑가시나무의 라틴어 이름은 일렉스 보미토리아(Ilex vomitoria)인데 이름 안에 구토(vomit)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것만 봐도 위험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호랑가시나무는 이밖에도 경련성 복통, 졸음,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쉬머링 교수는 “크리스마스 식물은 먹어서는 안 되지만 소량 섭취하더라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식물의 열매가 어린아이들에게 질식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자료
American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1996), DOI: https://doi.org/10.1016/S0735-6757(96)900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