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과 삼성전자가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로 혈압과 맥박,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별도 센서가 필요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생체 신호를 알 수 있어 상용화가 더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의 박성민 교수 연구진은 “삼성전자 연구진과 함께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한 광혈류측정(PPG, Photoplethysmography) 신호 획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라고 15일 밝혔다.
PPG는 심박수 측정에 주로 활용되는 방법이다. 발광다이오드(LED)로 피부에 빛을 쐈을 때 심장 박동에 따라 혈관의 부피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해 혈압, 맥박이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다. PPG 측정은 전용 센서가 있어야 가능하다
최근 스마트폰용 이미지 센서가 발전하면서 PPG 센서와 같은 생체 신호 측정 전용 센서를 대체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구글은 특정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로 심박수와 호흡수를 측정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센서는 대부분 1초에 30프레임을 감지하는 데 그쳐 신호의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이 정도라면 단순 맥박 측정은 가능하지만 혈압, 혈관 탄성 추정과 같이 다양한 생리학적 분석은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전용 센서 없이 PPG를 처음으로 구현했다. 일반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가 포착한 빛 정보로도 혈관의 부피 변화를 감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 알고리즘은 PPG 신호의 취득량이 일반 카메라 센서의 5배에 달해, 더욱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미지 센서가 찍은 사진을 다시 나눠 정보량을 늘렸다.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롤링 셔터라는 기술이 있다. 이미지를 한 번에 프레임 전체가 아닌 한 줄씩 캡처하는 방식이다. 박성만 교수는 “롤링 셔터로 얻은 신호를 활용하면 이전보다 5~10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험 결과, 새 알고리즘은 PPG 신호의 취득률이 일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별도의 PPG 전용 센서 없이도 일반적인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PPG 신호의 추출이 가능하다”라며 “앞으로 스마트폰 기반 의료 모니터링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PPG센서가 내장돼 건강 상태를 알려줄 수 있었지만, 공간을 차지하고 에너지 소모가 커 지금은 들어가지 않는다. 건강 기능이 있는 스마트 워치는 PPG센서를 갖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의 국제 학술지 ‘IEEE 사물인터넷’에 실렸다. 연구에는 포스텍 IT융합공학과의 베가 프라다나 라힘 연구조교수와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백진혁 연구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김영수·김연호 전문연구원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