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이 필요한 임산부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 중 태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가 이를 계기로 연일 모자의료체계 전반을 점검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전국 22개 중증·권역 모자의료센터와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신생아학회 등과 간담회를 열고 모자의료센터 운영 현황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지난 2일 새벽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임신 29주 산모가 응급 상황에서 부산까지 이송되는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한 사고 이후 마련됐다. 출혈 증상으로 입원한 산모에게서 태아 심박수 저하가 확인되며 상급병원 전원이 필요했지만, 충청권 병원들이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이 어렵다고 밝히면서 부산까지 이송됐다. 산모는 헬기로 약 3시간 20분 만에 도착했으나 태아는 끝내 숨졌다.
전날에는 정은경 장관이 충북대병원을 찾아 긴급 현장 간담회를 열고 모자의료체계 문제를 점검했다. 인력 부족과 야간 대응 한계, 책임 대비 낮은 보상 등이 주요 문제로 거론됐다.
정 장관은 같은 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임신부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일에는 전국 단위 간담회를 열고 제도 개선 논의를 본격화했다.
그동안 정부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를 위해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해왔다. 지난해에는 산모와 신생아의 중증도에 따라 중증·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로 체계를 개편하고, 중증센터를 새롭게 지정했다.
그러나 고령 산모 증가와 다태아 출산 확대로 고위험 분만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산과와 신생아과 전문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충북대병원 권역 모자의료센터는 산과 전문의 1명에 의존하고 있어 야간과 휴일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응급 상황에서의 전원·이송 문제뿐 아니라 ▲산과·신생아과 인력 부족 ▲인프라 미흡 ▲낮은 보상 체계 ▲의료사고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정부는 중증도별 모자의료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원·이송이 가능한 병원 자원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119 구급대와의 협업도 강화한다.
아울러 취약 지역 중심의 지원을 확대하고, 필수의료 분야 의료진에 대한 보상 체계 개선과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은경 장관은 "이번 사고를 겪은 임산부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임산부가 안심하고 분만할 수 있는 환경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