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인력·시설 기준을 손질하고, 응급환자 수용 능력을 실시간으로 공개·관리하도록 하는 하위법령 개정에 나섰다.
복지부는 27일, 오는 4월 8일까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두 차례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의 위임 사항을 구체화하고,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증환자 수술·중환자 관리 역량 '의무화'
개정안은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에 '응급실 이후 단계'의 진료기능까지 명시했다. 단순 처치가 아니라, 실제로 중증환자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기관내삽관·윤상갑상막절개술 같은 기도처치, 기계적 인공호흡·흉관삽관, 제세동·체외심조율·중심정맥삽관 등 순환처치를 24시간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CT·MRI·심복부초음파 등 영상검사와 판독, 중증응급질환 진단에 필요한 임상병리검사도 상시 가능해야 한다.
나아가 심장쇼크·심혈관조영, 신경계·호흡기계 중환자 관리, 목표체온조절치료, 체외막산소요법(ECMO), 뇌·복부 응급수술과 혈관조영,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신생아 중환자 관리까지 수술·시술 역량을 갖추도록 했다. 지정 신청 전 3년 이내 중증응급질환군 환자 수용 실적도 요구한다.
지역응급의료센터 역시 CT·심장초음파 등 기본 영상검사와 뇌·복부 응급수술, 중환자 관리 역량을 갖춰야 한다.
◇"권역센터, 환자 5000명 늘 때마다 전문의 1명"
인력 기준도 더 촘촘해졌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5명 이상을 두되, 전년도 응급실 내원 환자가 3만명을 넘으면 1명을 추가하고, 이후 5000명 늘 때마다 전문의 1명을 더 확보해야 한다. 종전 '1만명당 1명' 기준을 '5000명당 1명'으로 강화한 것이다.
지역응급의료센터도 3만명 초과 시 7000명당 1명씩 추가 확보 기준을 신설했다.
다만 응급실 전담전문의를 둘 수 있는 과목을 늘려 부담을 완화했다. 기존 10개에서 산부인과·가정의학과를 포함한 12개로 확대했다.
권역센터의 응급의료 정보관리 전담인력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24시간 1명 이상 상주하도록 했다. 응급환자 이송·전원 체계를 상시 가동하겠다는 취지다. 보안인력도 24시간 상주해야 한다.
시설 기준도 손봤다. 권역센터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검사실을 최대한 근접하게 배치해야 하고, 음압격리병상 2병상 이상, 일반격리병상 3병상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응급전용 입원병상은 30병상 이상, 응급전용 중환자실은 20병상 이상을 갖추도록 했다.
지역센터는 응급전용 입원병상 3병상 이상, 응급전용 중환자병상 2병상 이상을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기준을 신설했다.
수술실은 일반 수술실을 활용하되 24시간 운영하고, 응급환자에게 우선 사용하도록 명문화했다. 중증응급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에는 당일 응급의료 책임자와 해당 전문의가 직접 결정하고 이를 중앙응급의료센터에 통보해야 한다.
또한 권역센터는 다수사상자 사고에 대비해 재난의료지원팀을 3개 이상 두도록 했다. 각 팀은 의사 1명 이상,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2명 이상, 행정요원 1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수용 가능 병상·수술 가능 여부 '실시간 통보'
법 개정에 따른 위임 사항도 신설됐다. 응급의료기관장은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사용 가능한 병상 수와 장비 현황 ▲당직을 포함한 인력 운영 현황 ▲응급환자 수용 가능 여부와 수용 불가 사유 ▲중증응급질환 수술·처치 가능 현황 등을 통보해야 한다. 변경 사항이 생기면 지체 없이 다시 알려야 한다.
또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 전용회선을 24시간 개설·운영해야 한다. 송신자 전화번호 확인이 가능해야 하고, 이송자와의 통신 외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 수용 요청자의 소속·성명, 환자 주요 정보, 수용 불가 사유 등도 기록·보존해야 한다. 전용회선 운영 실적은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반영된다.
아울러 응급의료 실태조사 조항(제5조의2)을 신설해 응급의료 수요와 이용 형태, 기관의 시설·장비·인력 현황, 119 구급활동 기록 등을 조사·공표하도록 했다. 필요시 별도 조사반을 꾸리거나 연구기관 등에 의뢰할 수 있다. 조사 결과는 복지부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이번 시행규칙은 공포 즉시 시행하되, 운영상황 통보(제18조의2)와 전용회선 규정(제39조의3)은 5월 12일부터 적용된다. 복지부는 4월 8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