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의대증원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다음 달 초 열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단체행동 등 대응 수위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의협은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를 열고 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앞으로 다가올 2027년 의학교육 현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준비 없는 정원 확대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협은 교육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은 증원은 정상적인 교육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의실과 실습 여건, 교수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장이 수용할 수 없는 규모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준비되지 않은 증원이 장기적으로 막대한 재정 부담을 남길 수 있다며, 정원 확대 명분 뒤에 숨은 건강보험 재정 영향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정부가 다시 숫자 중심 논의로 흐르고 있다며, 과학적·객관적 지표와 절차에 따른 신중한 검토를 촉구했다. 그는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한계를 넘었고, 기준에 맞는 기초의학 교수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리한 증원은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회의에는 의료계 단체 관계자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산하 학번 대표단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결의문 채택 뒤 열린 비공개 토론에서는 집행부 체제 전환, 총파업을 포함한 단체행동, 의사노조 필요성 등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은 3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보정심 결과에 따라 세부 방침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대화 채널은 유지하되 집회와 총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며, 총파업 수준의 대응이 논의될 경우 전 회원 투표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김성근 대변인은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방식은 최대한 피하고 싶지만, 도저히 수용하기 어려운 결론이 나온다면 강경 대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