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둘러싼 자폐 논란이 미국에서 소송으로 비화했다. 켄 팩스턴 미국 텍사스주(州)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최근 타이레놀 제조사인 존슨앤드존슨(J&J)과 자회사 켄뷰를 상대로 "타이레놀의 자폐 위험을 알리지 않아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법원 판단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소장(訴狀)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존슨앤드존슨이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타이레놀이 태아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숨기고 오히려 안전하다고 마케팅했다는 것이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임산부 65%가 타이레놀을 먹고 자폐아가 늘었으며 많게는 수백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는 존슨앤드존슨이 손해를 배상하고 타이레놀에 자폐아 위험을 경고하는 라벨을 붙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금은 임신부는 사용 전에 전문가에게 문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팩스턴 장관은 "대형 제약사들이 수십 년간 수백만명을 위험에 빠뜨리며 이익을 얻었다"면서 "제약사에 책임을 묻고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의약품으로 켄뷰가 생산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에 "임산부 여러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마세요. 어린 자녀에게 타이레놀을 투여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직후 타이레놀을 둘러싼 주 정부 차원의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켄뷰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이번 소송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승소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의학계는 타이레놀이 임상시험을 거쳐 허가받은 만큼 안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타이레놀과 자폐 사이에 별다른 인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신 초기에도 섭씨 38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의료진 상담을 받고 하루 4000㎎를 넘지 않도록 타이레놀을 복용할 수 있다고 본다. 고열을 내버려두는 것이 오히려 태아에게 위험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