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봉 제론엑스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제론엑스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간호, 돌봄 전문 인력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요양병원 시스템을 통해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돌봄 인력 공백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지윤 기자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은 내년부터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서 요양보호사 한 명이 노인 28명을 돌봐야 하는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사고가 늘었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전체 안전사고 가운데 치명적인 낙상 사고가 2161건으로 82%를 차지했다.

국내 헬스케어 업체인 제론엑스는 요양병원, 요양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을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노인 의료 시장인 시니어 헬스케어를 겨냥하고 있다. 회사가 말하는 디지털 기술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cloud·가상 서버),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wearable·착용형) 기기 등이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본사에서 만난 김운봉 제론엑스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요양병원 시스템을 통해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돌봄 인력 공백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론엑스의 늘케어 플랫폼과 웨어러블 장비 늘밴드를 도입한 중앙보훈병원 현장. /제론엑스

제론엑스가 개발한 '늘케어 플랫폼'은 클라우드 AI 분석시스템과 앱(app·응용프로그램),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센서로 구성된다.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늘밴드'와 병실 설치되는 IoT센서 '늘허브'가 연동된다. 이를 통해 노인이나 환자의 혈압과 심박수, 산소포화도, 호흡, 걸음 수, 스트레스 지수 등 주요 생체 정보와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수집·전송한다.

생체·위치 정보는 실시간 통합 관제 시스템인 '늘케어 플랫폼'으로 전송되고, AI가 전자의무기록(EMR)에 있는 과거 병력 정보와 함께 분석해 낙상 위험도, 심근경색 위험도를 예측하고, 위험 환자를 분류한다. 김 대표는 "개인 정보를 가린 비식별 데이터와 환자의 처방약과 병력 등을 AI에 학습시켜 위험 단계를 예측하도록 개발했다"며 "치매 환자는 몰래 이탈해 숨으려 하는 일도 종종 있는데, 의료진과 관리자가 위치 정보를 확인해 이런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 관제 시스템은 설계도를 받아 컴퓨터에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을 똑같이 만든다. 의료진은 이 플랫폼을 통해 각 병실의 여러 환자 상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병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김 대표는 "기존에는 간호사를 비롯한 돌봄 전문 인력이 감으로, 세 시간에 한 번씩 환기를 했다면 관제 플랫폼과 앱을 통해 제때 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론엑스의 시스템은 현재 중앙보훈병원, 더선요양벙원, 삼성스위트너싱홈 등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제론엑스의 늘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도입한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했더니 간호 인력의 만족도 점수가 93.5점으로 높은 결과를 보였다.

김 대표는 "시니어 헬스케어에 진출하려는 금융그룹, 대형 병원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 중"이며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업체인 아이쿱과도 협업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조재형 아이쿱 대표는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로, 가톨릭스마트헬스케어센터장을 지냈다.

제론엑스는 아이쿱의 디지털 의료 플랫폼 '닥터바이스'를 제론엑스 서비스에 결합해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요양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고령 환자뿐 아니라 가족, 돌봄 인력과 의료진의 우려와 고충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