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뇌졸중 전문 의사들과 인공지능(AI)이 뇌질환 환자의 상태를 예측하는 대결이 국내에서 열렸다. 이번 대결의 승자는 AI였다. 단 12분여 만에 정확도 0.72로 뇌경색 환자 40명의 영상 데이터를 판독해 상태를 맞혔다. 의사들은 한 시간에 걸쳐 정확도 0.50로 예측했다.
제이엘케이는 11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국내외 뇌졸중 전문가 9인을 초청해 ‘뇌졸중 AI 국제 검증 세미나’를 열었다.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라고 한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 진단 AI ‘JLK-DWI’를 기반으로 새로 개발한 예측 AI가 얼마나 정확하게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영상 데이터를 판독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의사들과 AI가 각각 환자의 MRI 영상을 기반으로 뇌경색 진단 후 상태가 어떨지 각각 예상한 뒤 실제 정답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했다. 미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에서 온 의사들이 참가했다. 국내에서도 동국대일산병원의 김동억·정상욱·정진용 교수와 보라매병원의 홍윤호 교수가 이번 대결에 참석했다.
의사들과 AI는 동시에 뇌경색 환자 40명의 MRI 영상 데이터를 판독했다. 환자 중 14명은 상태가 더 나빠졌지만 26명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의사들은 이미지 화면을 확대 또는 축소하면서 문제가 된 병변이 어디, 어느 정도로 있는지 확인했다. 그 동안 AI도 영상을 판독하기 시작했다.
40명의 영상 데이터를 모두 판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AI가 훨씬 빨랐다. 12분 4초만에 판독을 마쳤다. 환자 1명의 상태를 예측하는 데 단 15~20초 걸린 셈이다.사람은 이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다. 평균 45분 43초 걸렸다. 가장 빨리 끝낸 사람이 약 21분만에 영상 판독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뇌졸중 환자의 25~30%는 증상이 더 나빠진다. 큰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스텐트를 넣어 넓힐 수 있지만, 작은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에 대해서는 대처할 방법이 없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증상과 MRI 영상 등을 보고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질지 예측하는데, 정확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정확한지도 알 수 없다.
JLK-DWI는 머신러닝을 통해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 이미지의 특징을 추출하고 임상 정보를 추가로 활용해 뇌경색의 유형 분류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이날 대결에 나선 AI는 JLK-DWI를 기반으로 뇌경색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더 학습시켰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법민 범부처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장은 “뇌졸중 진단에 사용되는 AI 기술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뇌졸중 발병률 역시 늘어가고 있기에 빠른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을 가능케 하는 뇌졸중 AI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오늘 행사의 목적은 뇌졸중 전문가들이 본인이 예측한 결과와 AI가 예측한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AI에 대한 신뢰성을 더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AI로 뇌졸중 예후를 안정적으로 예측 분석 가능하다는 것을 모두가 실감할 수 있었다”이라고 말했다.
제이엘케이는 범부처의료기기개발사업단의 올해 10대 대표과제로 선정돼, JLK-DWI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임상시험 지원과 연구 자문 등을 받았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