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지난 2022년 병원을 떠난 간호사 10명 중 8명은 경력 5년 이내로 나타났다. 그 해 병원에 첫 취업한 신참 간호사 10명 중 6명은 1년 이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과중한 업무와 업무 부적응을 사직 이유로 꼽았다. 숙련된 간호인력의 안정적 확보와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대한간호협회가 병원간호사회의 ‘2023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를 재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병원을 떠난 간호사 가운데 근무연수 1년 미만의 간호사가 43.4%로 가장 많았다. 1년 이상 3년 미만은 20.5%, 3년 이상 5년 미만은 16.7%로 나타났다. 이는 근무연수가 5년 미만인 간호사가 전체 사직자의 80.6%를 차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간호사들이 사직한 이유로는 과다한 업무와 업무 부적응이 20.8%로 가장 높았으며 타병원 이동, 질병, 타직종 전환 등이 뒤를 이었다. 질병으로 인한 사직 비율은 2018년 9.6%에서 2022년 11.2%로 늘었다. 간호사들은 교대 및 야간근무, 장시간 근로, 환자 이송 등으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위험과 감정노동, 폭력 노출 등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협회 설명이다.

타직종으로의 전환 비율은 2018년 9.4%에서 2022년 10.8%로 소폭 늘었다. 병원 간호사 사직률은 2020년 14.5%, 2021년 15.8%, 2022년 16%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신참 간호사의 근무 1년 이내 사직률은 2018년 42.7%에서 2022년 57.4%로 크게 늘었다. 사직 이유로는 업무 과다와 부적응이 40.2%로 가장 많았다. 병원 간호사 사회에서는 고참 간호사의 신참간호사 ‘태움(교육을 명목으로 후배를 괴롭히는 행동들)’ 논란이 있어 왔다.

대한간호협회는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간호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간호사들이 겪는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가 저출산 대책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하며 여성 비중이 높은 간호사들을 위한 대책과 보호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한간호협회는 다만 “지난 2023년 5월 20일부터 시행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교육전담간호사 배치가 의무화되면서 신규간호사의 사직률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개정안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신규간호사나 간호대학생에게 필요한 지식을 교육할 자격을 갖춘 교육전담간호사를 배치하도록 명시하고, 국가가 교육전담간호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병원간호사회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전국 719개 병원을 대상으로 2022년 1월부터 12월 말까지 배치 현황을 조사했다. 병원간호사회는 총 211개 병원이 참여한 ‘2023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를 지난 2월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