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243070)그룹이 지주사 휴온스글로벌(084110)의 자회사 휴온스랩을 휴온스에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소액주주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향후 금융감독원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온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비상장 계열사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존속회사는 휴온스, 소멸회사는 휴온스랩이다. 휴온스와 휴온스랩의 합병 비율은 1대 0.4256893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8월 18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9월 4일이다. 휴온스는 오는 7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승인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휴온스는 휴온스랩 주주에게 합병신주 382만5327주를 교부하게 된다. 이에 따른 지분율 변동은 발생하지만 최대주주 변경 등 경영권 변동은 없을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휴온스 로고

◇"하이디퓨즈 R&D 자금 확보 목적"…기술 계약 앞두고 동력 강화

휴온스는 이번 합병 목적에 대해 "신약 파이프라인 부족과 정부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수익성 하방 압력을 해소하고 바이오의약품 밸류체인 구축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휴온스그룹은 합병 결정에 앞서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했다고 밝혔다. 특별위원회는 거래 목적의 정당성과 거래 조건의 공정성, 거래 절차의 적정성 등을 검토한 뒤 합병 추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휴온스는 기존 합성의약품 중심 파이프라인에 휴온스랩의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더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획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대응 전략과도 맞물린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약가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기존 제네릭(복제약) 약가 기준인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45%보다 높은 최대 49% 수준 약가를 최대 4년간 적용받을 수 있다. 신규 제네릭 등재 시에도 혁신형 제약기업은 최대 60%, 준혁신형은 최대 50% 약가 우대를 받는다.

휴온스랩은 정맥주사(IV) 제형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 '하이디퓨즈'를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항체·약물접합체(ADC)를 SC 제형으로 바꾸는 공동개발 계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휴온스랩이 기술이전 단계까지 필요한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휴온스의 임상 인력과 생산시설, 영업 조직을 활용해 연구개발 시너지와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리고 있다.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이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휴온스그룹

◇휴온스글로벌 주주 반발 확산…금감원 제재 가능성도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둘러싼 주주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연대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온라인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11.33%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일부 주주들은 이미 국회와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을 통해 사실상 재검토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7월 1~15일 반대 의사를 통지할 수 있으며, 7월 16일부터 8월 6일까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동의 여부는 이번 거래의 핵심 변수로 꼽혀왔다.

한국산업은행과 브이에스인베스트먼트, 제이앤PE 등 FI들은 휴온스랩의 SC 전환 플랫폼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휴온스글로벌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투자사는 당초 휴온스글로벌 자회사인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편입될 경우 기존 투자금 회수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합병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휴온스 측이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별도 안전장치를 제시하면서 협상 국면에 변화가 생겼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경로를 일정 수준 보장하는 합의가 이뤄지면서 FI들의 입장이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지며 최대 변수로 꼽혔던 투자사들은 최근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송수영 휴온스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휴온스는 제약 및 바이오신약 연구개발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 기업 내실을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휴온스는 지난달 22일에도 제약 사업 경쟁력 강화와 전문성 제고, 경영 효율성 향상을 위해 100% 자회사인 휴온스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는 소규모 합병을 추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휴온스그룹은 오는 20일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휴온스랩 기술이전 계약 진행 상황과 향후 지배구조 개편 방향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