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카티) 치료제 '림카토' 정식 허가를 받은 큐로셀(372320)이 향후 림카토의 치료 영역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발성·불응성 혈액암 치료를 넘어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루푸스(SLE)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세포 채취와 제조·운송이 필요한 카티 치료제 특성상 튀르키예·동남아 등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시장부터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큐로셀이 개발한 림카토는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로 승인됐다.
카티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 공격하도록 만든 개인 맞춤형 유전자치료제다. 한 번 투여하면 체내에서 증식하며 지속적으로 암세포만 찾아 공격해 '살아있는 항암제'로 불린다.
림카토에는 큐로셀이 자체 개발한 '오비스(OVIS)' 기술이 적용됐다. 오비스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위장하는 면역관문 단백질(PD-1)과 함께 일부 면역세포(T세포), 자연살해(NK)세포에 있는 면역 수용체(TIGIT)를 동시에 억제한다. 그만큼 치료 효과가 크다.
카티 치료제는 2017년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에 이어 지난 2024년 영국 오토러스 테라퓨틱스의 '오캣질(aucatzyl)'까지 7종이 혈액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킴리아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 등이 처방되고 있지만, 모두 미국에서 제조돼 국내 환자 투약까지 약 두 달이 걸린다. 반면 림카토는 대전의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GMP) 시설에서 생산돼 T세포 채취부터 실제 투약까지 약 16일이면 가능하다.
임상 결과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림카토는 임상 2상 시험 최종 결과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환자의 비율인 완전관해율(CR) 67.1%를 기록했다. 이는 킴리아(40%), 브레얀지(53%), 예스카타(54%)보다 높은 수치다.
부작용 발생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포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3급 이상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RS) 발생률은 림카토가 9%로 킴리아(17%)보다 낮았고, 신경독성 역시 림카토(3.8%)가 킴리아(11%)보다 낮게 나타났다.
림카토의 임상을 주도한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림카토의 치료 효능과 안전성 모두 킴리아를 비롯한 기존 카티 치료제보다 확실히 좋게 나왔다"며 "전체 생존기간(OS) 분석에서는 사망 위험이 킴리아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실제 환자 투약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며 "삼성서울병원에서는 DLBCL 환자 대상 카티 치료를 림카토 중심으로 전환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회사는 세포 채취와 제조·운송이 필요한 카티 치료제 특성상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이 3차 치료에서 카티 치료제를 선호 요법으로 권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도 크다는 판단이다.
이승원 큐로셀 상무는 "현재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등 총 12개 병원에서 9월 급여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튀르키예·중동·동남아 등 아시아 거점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큐로셀은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 카티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까지 승인된 카티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 치료제이며, 고형암 대상으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하이퍼카인' 플랫폼과 주사 한 번으로 체내에서 바로 암세포를 죽이는 차세대 카티 기술인 '인비보(in vivo) 카티'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 대상 기술이전과 파트너십도 추진할 계획이다.
치료 질환 확대 전략도 병행한다. 조수희 임상개발센터장은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ALL)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1상 마무리 단계로, 2상부터는 한국과 일본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LL은 연간 약 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희소 혈액암으로, 소아암 가운데 가장 흔한 질환이다. 현재 킴리아는 소아 및 25세 이하 성인 환자만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해 25세 이상 성인 환자에게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조 센터장은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SLE) 대상 확장 연구도 진행 중"이라며 "전 세계 환자는 약 350만명 규모로, 환자의 약 30%는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루푸스 대상 카티 치료제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조 센터장은 이어 "현재 DLBCL에서는 3차 치료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림카토 3상을 통해 향후 2차 치료 단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2030년까지 현재 연구 중인 치료 질환 대상으로 사용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