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셀트리온(068270)을 키워온 60대 창업 공신들이 퇴임하거나 은퇴를 앞두며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재계에선 서정진 회장의 아들인 서진석 대표와 서준석 수석 부회장 '형재 경영'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2029년 이후 서진석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관측된다. 기존에는 김형기 부회장, 기우성 부회장, 서진석 대표 3명이 각자 대표를 맡고 있었다. 장남인 서 대표를 제외하고 김·기 부회장은 서 회장이 대우차에 있을 때 인연을 맺어 회사에 합류한 창업 멤버다.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던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개인 사유로 회사를 떠났다. 기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연임돼 2029년까지 임기가 남았다. 그는 "재임 기간 열심히 하겠다"면서도 "후배들이 많이 성장해 조만간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당시 서 회장은 기 부회장이 은퇴하면 자연스럽게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셀트리온은 최근 엔지니어링 본부 고문을 맡고 있던 윤정원 사장도 퇴임했다. 그는 녹십자(006280) 출신으로 회사 설립 초기인 2002년 입사해 제조 부문 공장장을 지냈다. 김·기 부회장과 윤 사장은 모두 60대다. 재계에선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셀트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공신들이 역할을 다하고 회사를 떠나거나 은퇴를 염두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왼쪽부터) 셀트리온 기우성 부회장, 서정진 회장, 김형기 부회장. /회사 제공

동시에 오너 2세인 서진석 대표와 서준석 부회장에게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서 대표는 경영 사업부를 총괄하고 서 부회장은 북미 본부장을 지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판매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룹 지배 구조는 서정진 회장→셀트리온홀딩스→셀트리온으로 이어진다. 작년 연말 기준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8.13%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24.44%를 보유 중이다. 서 회장은 그밖에 셀트리온 지분 4.03%를 갖고 있다. 서 대표(3254주)와 서 부회장(0주)은 셀트리온 지분이 사실상 0%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상속세가 막대해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승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경영 체제 변화는 이사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해외 사업을 확대하며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프랑스 기업 지프레 지분 100%를 인수하며 현지에서 약국 영업망 9000여 개를 확보했다. 작년에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일라이 릴리 공장을 인수하며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셀트리온은 차세대 비만약을 개발하며 최근 동물 실험에 들어갔다. 근육 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4중 작용제 비만약이다. 올해 전임상 결과가 좋으면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그밖에 ADC(항체 약물 접합쳬)도 개발 중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파괴하는 기술로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인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1조1450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 116%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라면서 "올해 목표 매출 5조3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