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항체-약물접합체(ADC) 면역항암제 개발사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에 힘입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 지분 참여를 넘어 기술이전과 공동 연구개발, 생산 협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카나프테라퓨틱스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 동아쏘시오그룹,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카나프테라퓨틱스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지난 5~6일 진행한 일반 공모 청약에서 약 9조5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았으며, 오는 1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회사가 앞서 지난달 2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GC녹십자(5.49%),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3.57%), 롯데바이오로직스(0.5%) 등 주요 전략적 투자자들은 창업주인 이병철 대표와 동일하게 36개월 보호예수를 약정했다.
보호예수는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을 일정 기간 매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장치다. 전략적 투자자들이 창업자와 동일한 수준의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병철 대표의 개인 지분은 12.11%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다만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통해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우호 지분은 공모 이후 기준 26.72% 수준으로 형성될 예정이다.
2019년 2월 설립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인간 유전체 기반 혁신 신약 개발 기업으로,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 플랫폼(TMEkine)을 기반으로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창업주인 이병철 대표는 스위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에서 선임연구원으로 ADC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세계적 유전체 분석 기업인 23앤드미(23andMe)에서 인간 유전체 기반 신약 타깃 발굴을 주도했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이중항체, 합성신약, ADC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현재 유한양행(000100), 동아에스티(170900), GC녹십자, 오스코텍(039200),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과 총 5건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약 774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전략적 투자자로도 참여하며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투자는 연구개발에서 시작됐다. GC녹십자와는 지난해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EGFR과 cMET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기반 ADC 치료제 'KNP-701'을 기술이전해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는 2023년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ADC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이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적용하는 구조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링커 기술 기반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SoluFlex Link)'를 중심으로 ADC 개발부터 제조, 임상, 상업용 항체 생산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고객 요구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DC 툴박스'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신약개발 자회사 동아에스티 역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2022년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KNP-101'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24년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유한양행에 최대 2080억원 규모로 SOS1 저해제 고형암 치료제 'KNP-504'를 기술이전했다. 개발을 맡은 유한양행은 연내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앞서 2022년 오스코텍에 기술이전한 내성 항암제 후보물질 'KNP-502'는 올해 말 미국에서 임상 1상 환자 투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파이프라인별 기술이전을 통해 2028년 영업이익 244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까지는 국내 기업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바이오텍과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으며 미국 바이오텍과도 비밀유지계약(CDA)을 맺고 데이터 검증을 진행 중이다. 다만 향후 본계약 체결 여부는 임상 데이터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