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 그는 다 자란 세포를 원시세포인 줄기세포 상태로 만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을 개척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1999년 나라(奈良)첨단과학기술대학원에 조교수로 응모했고 학교 측은 실적도 없이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그를 채용했다. 그는 2004년 교토대학으로 옮겨 연구를 완성했다./일본 교토대

일본 정부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일 심장질환과 파킨슨병을 대상으로 한 iPS 세포 치료제 2종의 제조·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승인된 치료제는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설립된 벤처기업 쿠오립스(Cuorips)가 개발한 중증 심부전 치료제 '리하트(ReHeart)'와 일본 제약사 스미토모파마(Sumitomo Pharma)가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 '암체프리(Amchepry)'다.

iPS 세포 치료제 상용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iPS 세포는 피부나 혈액 같은 성체 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도입해 배아줄기세포처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만든 세포다. 필요한 세포를 만들어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어 질병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신기술로 꼽혀 왔다.

일본이 허가한 파킨슨병 치료제 암체프리는 이런 원리를 이용해 개발됐다. 세포 기증자에게서 혈액세포를 채취해 이를 iPS 세포로 되돌린 뒤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의 전구세포로 분화시킨다. 이후, 이 세포를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이식해 손상된 도파민 신경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이다.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점차 사라지면서 떨림, 근육 경직, 운동 장애 등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중증 심부전 치료제 리하트는 iPSC를 심장 근육세포로 분화시켜 만든다. 약 1억 개의 심장세포를 동전 모양 조직으로 배양한 뒤 허혈성 심근병증 환자의 심장 표면에 이식해 심장 기능 회복을 돕는 치료법이다.

이번에 승인된 두 치료제는 일본이 재생의료 분야에서 도입한 '조건부 승인 제도'를 통해 허가됐다.

이는 재생의료 제품을 환자에게 더욱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기존 의약품보다 적은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선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실제 리하트는 8명, 암체프리는 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됐다. 기업들은 판매 이후 추가 임상을 진행해 효능과 안전성을 다시 검증해야 하며, 일정 기간 내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향후 리하트는 75명, 암체프리는 3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파킨슨병 치료제의 경우 이 가운데 30명은 65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치료제가 승인됨에 따라 일본 정부는 약가(藥價) 책정과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재생의료 제품의 경우 승인 후 통상 4~5개월 내 약가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두 치료법은 빠르면 올여름부터 환자 치료에 사용될 전망이다.

iPS 세포는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기술이다. 그는 성체 세포를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리는 '세포 재프로그래밍' 방법을 확립한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올해는 야마나카 교수가 2006년 쥐에서 처음 iPS 세포를 만든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