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039200)이 개발 중인 항내성 항암제 'OCT-598'이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했다. 시장 규모가 연간 9500억 달러(약 1366조 원)로 전망되는 항내성 항암 분야에서 '계열 내 최초' 신약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 회사의 2일 종가(5만1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조 9550억 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대상 기술수출 레퍼런스를 보유한 점을 들어, 향후 임상 성과가 주가 재평가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성 극복'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 전략으로 꼽는 핵심 키워드다. 말기 암 환자의 상당수에서 기존 치료에 대한 내성이 관찰되고 있어서다.
퍼스트 인 클래스로 상용화되는 신약은 보다 이른 단계에서 더 높은 가치로 기술이전될 가능성이 크다. 오스코텍은 2030년까지 항내성 항암 파이프라인에서 최소 두 건 이상의 조기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OCT-598을 포함해 관련 후보물질 네 개를 보유하고 있다.
◇동물 실험서 완전관해 확인…완벽 차단·임상 난도는 과제
통상 항암 치료는 1차 치료제가 효과를 잃으면 다른 기전을 가진 2차, 3차 치료제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암세포가 살아남아 다시 증식하면서 종양이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점이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오스코텍은 암세포가 치료 압박을 받으면 분비하는 염증 신호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PGE2)'가 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OCT-598은 암세포가 분비하는 염증 신호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E2(PGE2)'의 수용체 중 EP2와 EP4를 이중 저해하는 기전을 가진다. 오스코텍은 이를 통해 기존 항암제의 내성을 억제하고 치료 효과를 연장하는 병용 요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임상 데이터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포 실험에서 표준 화학항암제 '도세탁셀' 투여 후 살아남은 폐암 세포는 시간이 지나며 다시 증식했지만, OCT-598을 병용하자 재증식이 농도에 따라 억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유전체를 과도하게 복제하는 '배수체' 세포 비율도 감소했다.
동물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방사선 치료만 한 실험 쥐에서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개체가 13마리 중 1마리에 그쳤고 재발도 나타났지만, OCT-598을 10mg/kg 병용한 군에서는 13마리 중 6마리에서 종양이 사라졌다. 재발은 6마리 가운데 1마리에 불과했다. 30mg/kg 병용군에서는 8마리 중 4마리에서 완전관해가 관찰됐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오스코텍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1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OCT-598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대상 적응증은 폐암·유방암·전립선암·위암·두경부암 등 고형암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환자 투약이 시작됐고, 국립암센터와 서울아산병원 등으로 참여 기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임상 초기에는 단독 투여로 안전성과 적정 용량을 확인한 뒤 도세탁셀 병용 시험으로 확장하고, 향후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표준 치료와의 병용 가능성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암의 내성이 여러 경로로 발생하는 만큼 단일 기전만으로 완전한 차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용요법은 부작용 관리와 약물 간 상호작용 분석이 필수적인 만큼 임상 난도가 높다는 한계도 있다.
◇R&D 기대감 속 커지는 지배구조 리스크…주주 갈등 해소 '관건'
또 다른 부담 요인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이다. 오스코텍은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업가치 산정을 둘러싼 주주 간 갈등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제노스코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중복상장 논란 속에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받으며 기업공개(IPO) 계획이 사실상 좌초됐다. 이에 오스코텍은 파이프라인 가치를 모회사에 집중시키겠다며 제노스코 잔여 지분 40.9%를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문제는 인수 가격이다. 오스코텍 주주 측은 제노스코의 적정 기업가치를 약 7000억원으로 보는 반면, 제노스코 주주 측은 1조~1조4000억원까지 평가하고 있다.
양측의 가치 평가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 방안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고 있다. 회사는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 잔여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방침 아래 발행 가능 주식 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올해 들어서는 법적 공방으로까지 확산됐다. 지난달 5일 소액주주 최 모 씨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 허용 가처분을 신청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구도를 파악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13일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이 정관상 초다수결의 조항 효력을 제한할 경우 향후 이사 선임·해임 등 핵심 안건은 출석 주주 과반 찬성만으로 처리될 수 있다. 주주연대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추천 인사를 감사와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안을 추진 중이다.
제노스코 인수 재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 변화 가능성까지 더해질 경우 향후 R&D 투자 속도와 파이프라인 운영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신동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임시 주총 이후에도 소통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가 결집한 지분은 약 13.64%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약 12.67%)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