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000880)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바이오 시약인 '트리스(Tris·트리스버퍼)'의 국산화를 내세우며 바이오 사업에 다시 나섰다. 그룹이 보유한 화학사업의 기반을 활용해 바이오 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 글로벌밸류체인(가치사슬)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내놨다.
류주석 한화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연대협력 협의체 글로벌 R&D·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한화그룹의 바이오 사업 로드맵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주관했다.
한화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도전한 건 지난 2016년 바이오의약품 제조사업에서 철수한 지 7년만이다. 이번에는 업종을 소재 분야로 바꿔 재도전한 것이다.
류 팀장은 "바이오 사업이 고순도의 품질 관리가 중요한 화학 사업과 비슷하다"며 "또 밸류체인 면에서 무역업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화 글로벌이 갖고 있는 역량과도 잘 맞는다고 판단해 바이오 소재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화학 사업을 담당하던 인프라 솔루션, 무역업을 담당하던 비즈니스 솔루션, 글로벌 미래 성장을 도출하는 매트럴 사업부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의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 소재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한화그룹은 바이오 연구와 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트리스'를 바이오 소재 사업 진출의 첫 단추로 삼았다. 트리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약제로 무독성이고 약한 알칼리성이라 식염수 등에 사용된다. 전기장을 가해 물질을 분리하는 전기영동 실험과 유전자 DNA 확인 과정에 자주 사용된다. 또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특정 약물이 제대로 결합해 반응하는지 살필 수 있어 신약 개발에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지금까지 트리스버퍼를 전량 수입에만 의존해왔다. 한화가 이번에 바이오 소재 사업 첫 아이템으로 '트리스버퍼'의 국산화를 꼽은 이유다.
류 팀장은 "한화가 트리스를 선정한 이유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 트리스 수급 문제가 있었고 바이오 전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라 국내 많은 기업에게 한화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앵커 사업으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화는 이번 트리스버퍼의 국산화를 통해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서 역량과 신뢰를 확보하고, 그다음 그룹사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고 국내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류 팀장은 또 "기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현재 바이오 소재 사업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한화는 트리스버퍼의 구체적 생산·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트리스버퍼 생산 공장은 전남 여수와 미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25년 4분기부터는 생산을 시작해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검토 단계이며 정해진 게 없다는 게 한화 측 공식 입장이다. 류 팀장은 "현재는 연구개발(R&D)을 통해 트리스의 개발이 끝났고 사업화를 위한 여러가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