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048410)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래 감염병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대비해 현재 치료제가 없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비롯해 총 10종의 호흡기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회사는 전임상부터 임상 2상 시험에 투입되는 비용 2130억원가량을 모두 지원받는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범용 항바이러스제 공동개발을 위한 비밀보장과 특허권리에 대한 비임상평가계약(NCEA)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NIAID가 운영하는 팬데믹 대응을 위한 항바이러스제 개발 프로그램(APP)의 일환이다. APP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국가안보명령에 따라 만들었다. 7개 계열, 45개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전임상부터 임상 2상까지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현대바이오는 팬데믹 가능성이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 총 10종을 선정했다. 인플루엔자 A(H1N1, H5N1, H7N9), 타미플루 내성 인플루엔자 A, 조플루자 내성 인플루엔자 A, 인플루엔자 B를 비롯해 RSV,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메르스바이러스 등이다. 이는 현대바이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제프티(CP-COV03)’를 기반으로 한다.
제프티 주성분은 항바이러스제인 니클로사마이드다. 우흥정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난 6월 열린 미생물학회 연차 총회에서 ‘제프티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인 낮은 생체 흡수율과 짧은 반감기 문제를 극복해 세포실험에서만 여러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니클로사마이드를 최초로 사람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며 “전임상에서 해당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곧바로 임상 2상으로 직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 교수 발표 이후 NIH는 현대바이오에 항바이러스제 개발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NIH가 APP 자금을 받아 하나의 물질로, 10개 바이러스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하는 것은 세계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전임상부터 임상 2상까지 10개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비용에 213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