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로고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의료 인공지능(AI)기업 루닛(328130)에 약물항체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의 추가 임상시험을 함께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루닛의 AI 솔루션을 활용해 임상에 참여할 최적의 환자를 분류하고 약물의 효과 수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2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최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엔허투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임상에서 AI 솔루션 제공을 비롯한 협력을 요청받았다. 엔허투는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에 ADC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ADC 항암제다.

ADC는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삼은 항체 의약품에 암세포를 죽이는 합성 약물을 결합해 암을 치료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암 잡는 유도미사일 항암제’라고도 불리는데,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엔허투는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ADC 항암제로 꼽힌다. 엔허투는 유방암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HER2 발현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인 ‘트라스투주맙’과 암세포를 사멸하는 물질인 ‘데룩스테칸’을 결합한 약물인데, 지난해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3상 결과가 나왔을 때 참석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전 세계에 ADC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엔허투'의 연구를 주도한 샤누 모디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교수가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미국유방암재단

하지만 엔허투는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 엔허투는 유방암, 위암, 폐암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방광암·담도암·췌장암 등 고형암으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 ASCO 2023에서 공개된 고형암 대상 임상 2상 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의 11.6%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메스꺼움, 피로 같은 경증 부작용 뿐만 아니라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 세포가 줄어드는 혈구감소증이 나타났다. 적응증을 추가해서 허가를 받으려면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게 필수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루닛이 개발한 AI 이미지 분석기인 ‘루닛 스코프 uIHC(유니버셜 IHC)’를 활용하기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분석기는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표적 단백질을 AI로 탐지하고 정량화한다.

루닛은 ASCO 2023에서 유방암·담도암·췌장암 등 16개의 암종의 항원 발현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고, 특정 항원을 타깃한 약물을 개발할 때 스코프 uIHC를 활용하면 지금보다 더 정밀하게 측정해 환자별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이 솔루션을 ADC 신약 연구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업을 내부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