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069620)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로 연간 약 147조원에 이르는 당뇨 치료 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지난 5월 출시된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독자 개발한 국내 36호 신약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은 엔블로가 처음이다. SGLT-2 억제제는 피가 신장을 통과할 때 혈액 속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해 올라간 혈당 수치를 낮추는 기능을 한다. 포도당 생산을 억제해 혈당을 떨어뜨리는 ‘메트포민’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작용을 늘린 ‘DDP-4′ 억제제를 이을 차세대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엔블로는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 병용 요법,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 3제 요법까지 3가지 방식으로 사용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다른 SGLT-2 억제제의 30분의 1 수준인 0.3㎎만으로 약효를 입증했다. 당화혈색소가 7% 이하인 환자 비율은 약 70%인데, 이들 중 체중과 혈압, 지질 같은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서 개선 효과도 나타냈다. 미국 당뇨병 학회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목표 당화혈색소는 7% 미만으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엔블로로 매출과 기술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출시 첫 달에는 처방 건수 27만건, 처방액 규모는 약 2억원이지만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100억원으로 잡았다. 대웅제약은 그동안 당뇨병 분야에서 쌓아온 영업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엔블로 국내 출시 전부터 해외 임상을 준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해왔다. 중남미 전체 당뇨 시장 70%를 차지하는 브라질과 멕시코에 진출했고,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에서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진출도 이른 시일 내 추진해 주요국 발매 시점 격차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올해 기준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1161억달러(147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이 중 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1.1% 성장해 2029년에는 7억300만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엔블로는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산 당뇨병 치료제의 저력을 보여주며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며 “글로벌 SGLT-2 억제제 시장 진입에도 박차를 가해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 진출을 달성하고 나아가 엔블로를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엔블로의 국내외 매출 확대는 대웅제약의 연구개발(R&D) 기술력 입증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이미 SGLT-2 억제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정기 학술대회에서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본을 통해 심부전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SGLT-2 억제제 처방에 대한 권고 수위를 높였고, 대한심부전학회는 심부전 진료지침을 전면 개정해 SGLT-2 억제제의 권고 등급을 가장 높은 클래스-1(Class-1)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