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연구원이 서울 서초구 본사 신약연구센터에서 신약 연구를 하고 있다. /JW중외제약

올해 1분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8건으로, 금액으로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 건수는 2건 늘어났다. 금액도 비공개 금액까지 합치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술수출이 반 토막 이상 났었는데,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건수는 총 8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17억650만달러다. 2022년 1분기(6건)보다 기술수출 건수는 2건 많았고, 금액은 18만1325만달러에 소폭 못 미쳤다. 다만 올해 1분기 기술수출 3건에 대한 계약 규모가 비공개였던 만큼 전년 기록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술수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다국적 제약사에 퇴행성 뇌 질환을 적응증으로 수출한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체 기술(EDDS)이다. 계약 규모는 8억6100만달러다. 이어 진코어(3억5000만달러), 대웅제약(3억3600만달러), 온코닉테라퓨틱스(1억2750만달러), 차바이오텍(3200만달러) 등의 순이다. 지씨셀, 이수앱지스, HK이노엔 3개사는 계약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올해 1분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은 건수 기준 최근 5년간 최대다. 이전까지 2019년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2022년과 2021년이 6건, 2018년 2건, 2020년은 0건이었다.

계약 규모 기준으로는 2021년 1분기가 총 43억9358만달러로 가장 컸다. GC녹십자랩셀이 머크(MSD)와 18억6600만달러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영향이다. 당시 GC녹십자랩셀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와 고형암에 쓰이는 세포치료제 3종을 수출했다. 이 외에도 제넥신(약 11억달러)이 ‘조(兆)’ 단위 계약을 맺었고, 펩트론(5억3900만달러), 이뮨온시아(약 4억7050만달러) 등의 대형 딜도 이어졌다.

현 추세라면 지난해 주춤했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본격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연간 기준 2020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긴 데 이어 2021년 13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대폭 뒷걸음질했다. 지난해 1분기 6건을 기술수출했지만, 2분기는 1건에 그쳤다. 이어 3분기와 4분기 각각 5건, 4건으로 총 16건을 기록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48억1313만달러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지난해 국내를 비롯, 글로벌 기업들이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이른바 ‘3고’를 겪으며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오픈이노베이션을 내세워 아웃소싱에 공을 들이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으로 지속해서 기술수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기술수출 건수와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해는 2021년이다. 당시 기술수출은 34건으로,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았던 3건을 제외한 금액만 109억8962만달러에 이른다. 2021년의 경우 1분기 6건을 시작으로, 2분기 8건, 3분기 6건, 4분기에만 14건에 달하는 기술수출이 이뤄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