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받은 불면증 치료앱 솜즈를 개발한 에임메드 임진환 대표는 15일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며 “일반 환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솜즈를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 허가를 발표한 직후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에임메드는 1999년 설립된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다. 보험사와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디지털치료제 연구개발은 지난 2019년부터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추진해왔다.
임 대표는 약 20년 동안 에임메드에 몸담으며 솜즈의 개발 초기부터 관여했다. 디지털치료제 연구개발에 착수한 지 1년 만인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는 솜즈를 28억원 규모의 디지털치료제 과제로 선정했다. 이후 2021년 식약처로부터 허가 임상을 승인받은 뒤 국내 대형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고, 지난해 임상을 완료하고 품목허가 절차까지 마쳤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다.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교정 등을 환자가 수행함으로써 불면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임 대표는 “현재 기준에서는 의사가 처방하고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구조”라며 “추후에는 약국에서 사 먹는 박카스 같은 제품들처럼 처방 없이도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솜즈는 병원에서 의사 진료를 받은 이후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처방할 수 있다.
솜즈가 이날 식약처로부터 첫 디지털치료기기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임 대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까지 마무리해야 상용화가 진행된다”면서 “이번 허가로 실제 환자 대상으로 처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규정 기간만 390일에 달하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를 80일로 대폭 간소화했다. 디지털치료기기와 같은 신산업의 빠른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식약처와 NECA 등이 신청과 동시에 혁신의료기기 지정과 의료기기 인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급여여부까지 검토해 80일 이내에 모든 과정을 끝내는 게 골자다. 기존의 경우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아도 의료기기 인허가와 기존기술여부 검토 등을 다시 거쳐야 혁신의료기술평가에 신청할 수 있어 평균 390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임 대표는 현재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을 토대로 솜즈의 조기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통상 허가를 받고 신의료기술평가까지 3년 정도 소요되는데, 지금 같은 완화 기조에서는 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며 “디지털치료기기는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안전성면에서 굉장히 담보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에서 임상을 끝냈고, 혁신의료기술사업도 해당 병원들에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임상 진료에 대한 확증이 더 생기면 올해 3분기 말쯤 2차 의료기관에서도 솜즈를 처방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