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등 인류 공동의 보건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7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가 28일 개막했다. 지난 2020년 태국에서 화상 회의로 열린 제6차 회의에 이어 이번에는 28~30일 사흘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된다.
세계 35개국 대표단과 9개 국제기구 고위급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갈수록 발생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감염병 위협에 맞설 방안이 집중 논의된다. 최근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며 확인한 국가 간 협력과 연대의 한계를 인정하고 공조 체계 강화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GHSA는 지난 2014년 세계 보건안보 개념으로 주요7개국(G7) 합의로 출범한 공조 체계다. 출범 당시 약 30개 국가와 보건 관련 국제기구, 비영리단체(NGO)가 참여했다. 올해 9월 기준 한국을 포함해 71개국, 10개 국제기구, NGO가 참여하고 있다.
장관급 회의는 애초 연 1회 개최되다가 2019년부터 격년 주기로 변경됐다. 이번 회의는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이후 4년 만에 대면 방식으로 열렸다. 앞서 2020년 태국에서 열린 회의는 화상 방식으로 열렸다.
이날 오전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각국 보건 ‘사령탑’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더 중요해진 국제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그동안 경험으로 감염병 위협이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의 안보 문제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차기 신·변종 감염병으로 보건안보 위협에 세계가 함께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항바이러스 약물 개발을 위해 500억달러(67조원)를 투자해 연구센터 9곳을 설립했다”며 “팬데믹 대처를 위한 연구는 글로벌 보건 안보 구상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와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얻는 성과와 한계를 공유해 다음 번 감염병 위협에 맞서 구체적 행동으로 옮길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015년 서울에서 열린 2차 회의에선 글로벌 시대에 필요한 보건안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면 이번에는 법 제정과 같은 이를 구체화하고 지속가능하게 실행할 방안을 검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GHSA 참가국들은 이 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미 예방·탐지·대응 분야로 세분화한 활동 계획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예방접종 대책’을 맡고 있다.
백 청장은 “기후변화, 환경 파괴, 도시화로 감염병 출현과 팬데믹 위험이 커지고 있고 주기도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백신뿐 아니라 이를 운반할 수송 인프라도 필요하지만 아직 이를 갖추지 못한 국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전체적인 부문을 함께 대비하면서 또 부족한 부분을 상호 지원하는 방식으로 준비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달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6개의 전문가 포럼이 진행된다. 29일에는 선도그룹 회의와 신종 감염병 대비 모의훈련, 3개 분야 전문가 포럼과 각국 대표단 공식 만찬이 예정됐다. 마지막 30일 GHSA 참가국의 ‘신서울 선언문’을 채택을 끝으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