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은 입술과 볼 혀, 입안 바닥, 잇몸, 입천장에서 발생하는 암을 통칭한다. 흡연, 음주를 즐기는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증상이 별로 없어 뒤늦게 발견되는 암 중 하나로 꼽힌다. 턱뼈에 급속히 퍼지며 성장하는 악성종양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검진으로 구강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서 1년에 1~2번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21일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표된 국내 전체 암 발생 건수 25만4718건 가운데 구강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730건(0.3%)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발생인원(조발생률)은 1.4건으로 나타났다.
폐암이나, 위암, 대장 등과 비교하면 발생건수나 발병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발병 시 수술 외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구강암은 또 항암 치료나 표적 치료 효과가 좋지 않은 암으로 분류된다. 암 부위가 너무 많이 퍼져있거나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하지만 사실상 연명 치료에 가깝다.
이정우 경희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구강암은 일단 암 조직을 떼기가 굉장히 어렵다. 암은 세포로 이뤄졌기 때문에 보통 암 수술을 할 때는 암 조직에서 1㎝가량을 더 여유 있게 드러낸다"라며 "얼굴이나 입 안 같은 경우는 1㎝~2㎝에도 턱, 코, 눈 등 다른 기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발하지 않고, 암 조직을 완전하게 절제할 수 있는 경계를 정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구강암 환자의 치료가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감한 결단력과 수술 이후 재건과 재활,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폭넓은 안목이 중요한 이유다. 암 발생 부위가 얼굴이고, 입 안에 있어 수술도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 교수는 3D(3차원)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 절제 부위, 재건 시 환자의 얼굴 윤곽을 정확히 예측하고 시뮬레이션한다. 그는 "3D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 가이드를 만드는 것은 그림을 그릴 때 필요한 자와 각도기 같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구강암 수술과 재건 같은 정밀하고 미세한 수술에서 의료진의 수준이나 술기와 상관없이 표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간 경희대치과병원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대한민국 전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교수의 수술팀은 구강암 수술뿐 아니라 수술 후 상실된 혀나 턱뼈를 재건하고, 재건한 턱뼈에 임플란트 치아를 심는 것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든 것을 고려한다. 이러한 점에서 환자들이 더 신뢰하게 되고 치료의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희대치과병원은 의대병원과 한방병원 등과 협진 시스템으로 수술부터 재활, 면역까지 촘촘하게 연계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혀 일부를 상실하면, 허벅지 살과 혈관을 함께 떼어 미세현미경을 통해 목에 있는 혈관과 접합하는 재건 수술을 한다. 턱뼈가 사라지면 종아리뼈를 필요한 만큼 절취해 하악재건술을 시행한다. 재건된 구강은 재활이 필요한데 말하는 연습, 삼키는 연습과 같은 재활은 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수술 후 면역과 관련된 것은 경희대한방병원 한의면역암센터와 함께한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노하우를 축적해 만든 수술 가이드를 신의료기술로 표준화하는 연구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전국 10개 대학 치과대학병원과 국립암센터, 삼성의료원까지 12개 기관이 참여한 연구사업을 이끄는 책임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입안에 아물지 않는 상처, 통증과 목이 쉬는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할 경우 병원을 내원하는 것을 권한다. 입과 목 주변이 붓거나 혹이 생겼을 때, 입과 목구멍에서 반복적인 출혈이 있을 때, 입과 입술에 생긴 붉거나 흰 반점에도 구강암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구강암 5년 생존율이 다른 암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조기 발견하고 수술을 잘 받으면 오래 건강하게 지내는 분들도 많다"라며 "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1년에 1~2번 스케일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구강암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