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국내 보건산업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190억8000만달러(약 25조원)를 기록했다. 의료기기와 화장품 산업 수출이 주춤했지만, 의약품 수출이 35% 증가하며 하락분을 상쇄했다. 다만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가로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수출 증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어난 190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진흥원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와 백신위탁생산(CMO) 제품의 수출 확대로 의약품 수출이 증가했다”라면서도 “하반기 들어 진단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계속되는 중국 경기둔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의료기기와 화장품 수출은 줄었다”라고 분석했다.
분야별로 의약품이 64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증가해 전체 수출액 증가를 이끌었다. 보건 산업 분야 중 유일한 수출 상승세다. 바이오의약품과 백신이 각각 28억달러, 8억8000만달러로, 전체 의약품 수출 절반 이상인 57.1%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의료기기와 화장품은 각각 3.9%, 11.5% 줄어든 65억8000만달러, 60억4000만달러다.
의료기기는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진단용 시약 감소세에 맥을 추지 못했다. 올해 3분기까지 진단용 시약 수출액은 2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관련 제품 수요 감소 여파다. 초음파(17.5%)와 임플란트(30.6%), 방사선 촬영기기(13.7%) 등의 수출은 늘었다.
화장품은 국내 최대 수출 시장은 중국의 경제회복 부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역풍을 맞았다. 중국 수출이 27억9000만달러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뒷걸음질했다. 홍콩과 러시아도 각각 34.7%, 6.1% 줄었다.
진흥원은 중국이 코로나19 방역대책, 화장품 관련 정책 변화 등과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國潮)’ 문화 지속에 따라 수출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동우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하반기 실적 감소세는 글로벌 수요 감소로 진단키트 수출이 줄었고, 지난해 고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라며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인상 기조, 중국의 경제회복 부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환경이 악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