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제약사 31곳이 지난해까지 최근 2년 동안 매년 20% 이상 국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서 진행한 임상연구는 총 159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6% 증가했다.
7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국내 진출 31개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R&D 비용과 연구인력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제약사가 지난해 국내에 투자한 R&D 총비용은 7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963억원)과 비교해 19.96% 증가했다. R&D 투자 비용은 해외 본사에서 직접 외주한 R&D 금액은 제외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국내 R&D 투자 금액은 지난 2018년 4707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4836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시작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유연한 위기관리와 임상시험 환경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처로 한국의 글로벌 임상 시험 수행 역량을 더욱 높이 평가받은 결과로 KRPIA는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서 진행된 임상연구는 총 1590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임상 중 항암제 임상 비율이 66.3%로 가장 많았고, 희귀질환 임상연구(9.7%)가 뒤를 이었다. 전체 임상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관련 임상연구는 총 14건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연구 증가에 국내 임상 참여 환자 수도 대폭 늘었다. 지난해 기준 1~3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수는 총 1만6342명으로, 전년 대비 약 24% 증가했다. KRPIA는 임상시험으로 국내 환자에게 무상으로 지원된 임상시험용의약품의 비용 가치는 3128억원이라고 설명했다.
KRPIA는 “글로벌 신약에 대한 한국의 임상시험 증가에도 신약의 국내 도입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국내 환자들의 최첨단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허가 및 급여·약가 결정에서 제도적·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R&D 투자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부분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