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부동산 전문가들을 잇따라 불러 부동산 세제 개편 및 임대차 시장 안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7월 말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논란이 불거진 양도소득세를 포함해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강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국토교통비서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전문가를 불러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와대로 직접 간 전문가들도 있고, 국토교통부에서도 자주 청와대 보고용으로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현 시장 상황과 정책에 따른 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부동산·세제 정책에 따른 시장의 영향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특히 다주택자 매물 증가에 따른 전·월세 시장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보유세 인상안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세제 개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5월 9일 다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조치가 시작되고 난 이후 매물이 잠기거나 부동산 가격이 '똘똘한 한 채'를 중심으로 올라가면 정부는 가진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보유세는 그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폐지, 장특공제 실거주 요건 추가 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도세 역시 장특공제 폐지가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양도세 장특공제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오로지 장기 보유했다는 사유만으로 양도세를 대폭 깎아주는 제도"라면서 "성실한 1년간 노동 대가인 근로소득이 10억원이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수십, 수백억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주와 무관하게)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장특공제는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합산해 적용한다. 예를 들어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 40%씩 최대 80%의 장특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장특공제가 적용되면 과세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비율만큼 깎인다. 청와대 내에선 구간 세분화 및 조정 등 과세표준 자체를 건드리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더 센 강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서울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정부의 의지대로 세제 개편을 할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민주당은 표심을 의식해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있다.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세제 문제가 서울 등 수도권에 선거 판세를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언급한 양도세 장특공제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은 세제 개편과 관련해 검토한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 관계자는 "청와대의 부동산 정상화 의지가 강력하다곤 하나, 세 부담 증가에 따른 조세 저항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여당 내 반대 여론이 만만찮다"고 했다.
청와대는 임대차 시장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및 경기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월세 매물은 줄고, 가격은 치솟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 18일(3만750건)보다 49.9%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49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6억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6억1694만원)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