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멘트 업계가 충격을 받고 있다. 시멘트의 열원으로 쓰이는 유연탄이 유가 인상과 환율 상승으로 수입 가격이 연초보다 30%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시멘트 회사는 제조 원가가 올랐지만 건설·레미콘사의 반발에 이를 판매가에 반영하기도 어렵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원가 상승의 부담마저 오롯이 시멘트 회사가 지게 되며 수익성이 대폭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시멘트 회사들의 유연탄 수입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의 열원으로 사용되는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원가의 25% 내외를 차지하는 유연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며 "회사별로 계약 시기가 차이가 있겠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유연탄 가격이 변동이 있으면 제조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초 1446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대로 올라섰다. 3월 31일 1530원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연탄뿐만 아니라 요소, 설비 유지·보수에 필요한 부품도 수입하는 물량이 상당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시멘트 업계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 시멘트 회사 관계자는 "올해 1월 초 대비 유연탄 가격이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약 30% 상승했다"며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요소 역시 중국에서 수출을 금지하면서 베트남에서 들여오다 보니 달러로 결제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라고 했다. 다른 시멘트 회사 관계자는 "설비 유지 보수에 쓰이는 부품도 수입자재다"라며 "환율 상승분만큼 손익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예의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시멘트 회사는 원가 상승이 확정적이지만 이를 판매 단가에 반영하기는 어렵다. 건설 경기 침체로 건설·레미콘사와 판매 단가 인상을 협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뿐 아니라 전기료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은 많지만 판매 단가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며 "단가 인상 구조는 개별 회사에서 레미콘 회사에 공문을 발송하는 개념이지만, 전례를 봐도 (가격 인상에 대한) 레미콘 업계의 반발이 크고 건설사 입장에서도 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연쇄적인 반발이 있다"고 했다.
출하량 자체가 줄어들어 박리다매가 가능한 시장도 아니다. 시멘트 업계는 내수 출하량이 지난해 3650만t 이하로 떨어지면서 36년 만에 4000만t 선이 무너졌다. 1990년대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도 건설경기 회복세가 더디면서 출하량이 작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돼 업황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같은 원가 상승에 따른 손해는 시멘트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전망이다. 각 시멘트 회사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업체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많게는 수십억원의 손실 확대가 예상된다. 쌍용씨앤이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13억1742만원의 세전순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삼표시멘트 5억9100만원 ▲한라시멘트 3억2202만원 ▲아세아시멘트 1억7976만원 ▲성신양회 1억3196만원 ▲한일시멘트 5337만원의 세전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자구책이라고 해봤자 고정비 절감, 인력 효율화 말고는 답이 없다"며 "그룹사가 있는 곳은 신사업이라도 하는데 사실 시멘트만 본업으로 하는 회사는 현재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