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선도지구 지정 후보 단지로 꼽히는 곳들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요. 서로 (통합 재건축을 위한) 주민 동의율 정보는 교류하지 않고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인근 A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후보 단지로 6~7곳이 거론되면서 각 단지마다 주민 동의율 제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분당은 다른 1기 신도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많고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선도 지구로 2곳 이상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인근에 위치한 양지마을 아파트 곳곳에는 ‘통합재건축 사전동의서 접수’를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한양2단지 앞에서 만난 주민 B씨는 “추진준비위원회(준비위)가 올해 1월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통합재건축에 대한 사전동의를 받기 시작해 현재 동의율이 76%에 이른다”고 했다.
조선비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분당에서는 서현동 시범(삼성·우성·한양·현대), 수내동 양지마을(금호·한양1·한양2·청구), 정자동 우성·라이프, 금곡동 정자일로(임광보성·서광영남·계룡·화인유천·한라), 까치마을 1·2·5단지, 한솔마을 청구·한일·LG아파트 등 7곳이 선도지구 지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선도지구는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각 1기 신도시를 향후 어떻게 재건축할지 보여주는 일종의 시범 사업지구를 뜻한다. 올해 선도지구로 지정된 구역은 바로 내년부터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관련 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2027년 착공에 들어가고 2030년에 첫 입주하는게 목표다.
특히 국토교통부는 통합재건축으로 단지를 모으면 모을 수록 기부채납을 최소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주민 참여도 ▲노후도 및 주민 불편 ▲도시 기능 향상 기여도 ▲주변 지역 파급효과(입지) 등을 기준으로 선도지구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
재건축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주민 C씨는 “선도지구로 지정이 되면 일종의 ‘본보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용적률 인상 등 인센티브도 많을 것”이라며 “특히 양지마을은 수내역과 가까운 역세권 단지들이 모여있고 단지들과 대지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재건축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양2단지 뿐만 아니라 청구아파트는 사전동의율이 60%를 넘었고, 금호1단지도 60%를 넘었다. 다만 한양1단지는 전용 10~20평 규모의 소형 평형이 많고 임대 비율이 높아 동의율이 20~30%에 그치는 수준이다. 양지마을 아파트 인근 상가에 자리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한양1단지는 임대 준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선도지구 정보를 모르는 소유주들이 절반 가까이 된다”며 “나머지 50% 중에서 동의한 사람의 비율은 20~30%”라고 했다.
분당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와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금곡동 정자일로는 현재 재건축 사전동의율이 82.2%를 기록했다. 한솔 1·2·3단지도 80%를 넘었고, 정자동 우성·라이프아파트와 까치마을 1·2·5단지는 70%를 넘어섰다.
서현동의 시범아파트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사전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범아파트 단지는 시범삼성, 시범한양, 시범현대, 시범우성 4곳으로 나뉘는데 현재 통합재건축 여부를 고심중이다. 규모가 커서 2개씩 나눠서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서현역 역세권 단지’이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매력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서현역 근처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분당에서 명백히 역세권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선도지구 중 하나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