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노동당 외곽 청년단체인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제11차대회의 참가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가 수반'으로 정의하고, 조국통일 조항을 삭제하는 등 헌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통일부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 따르면 북한 새 헌법 전문에는 기존 헌법 서문·본문과 달리 '북반부' '조국통일'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 등 동족 관계와 통일 개념이 모두 빠졌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선대 업적을 모두 덜어내면서 서문의 통일 위업 기술도 사라졌다.

김정은이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내용을 반영해 통일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을 '적대국'으로 선언하는 내용도 없었다.

북한은 신설한 제2조에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로씨야(러시아)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남쪽 육·해상 경계선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4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회의 2일 회의가 23일에 진행됐다"며 김정은 당 총비서의 시정연설 내용을 전했다. /노동신문·뉴스1

국무위원장의 권한·위상은 크게 강화됐다.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국무위원장이 가장 먼저 등장하며, 이를 '국가수반'으로 정의했다. 북한 헌법에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보다 먼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법 서문에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삭제되고 김정은의 통치 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명기됐다. 또 국무위원장의 독점적 핵무력 지휘권이 처음으로 등장했고, 위임 근거 조항도 신설됐다.

국무위원장의 '중요 간부 임면' 권한에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내각총리'가 포함됐다. 반면에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이 사라져 명목상 견제 권한도 폐지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 헌법에 대해 조항 구성과 표현 수위로 볼 때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과 규정이 생겨났지만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