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합의 내역을 공개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 의장은 이르면 3일 오후 ‘국회의 선출 권한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방침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조선비즈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면, 오늘(3일) 오후가 될 것”이라며 “의장이 여러 사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했다. 또 “결론이 나는 시기 등 구체적인 것은 모두 헌재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추천 관련 여야가 지난해 말 주고받은 공문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19일 헌법재판관 3인 추천을 합의하고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한 헌법재판관 마은혁·정계선(민주당 추천), 조한창(국민의힘 추천) 3인은 양당 합의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국회사무처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오간 수발신 공문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의장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11월 22일까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여야가 22일까지 국회 몫 3명의 추천을 마무리하고 정기국회 때까지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야 원내대표의 구두 합의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9일 자로 마은혁·정계선 후보를, 국민의힘은 조한창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공문을 우 의장에게 보냈다. 우 의장은 “최 권한대행이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공문 등으로 여야 합의가 분명히 확인됐으니 마 후보자도 즉시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이 합의문을 공개한 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위한 단계의 일환이다. 최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부족’을 들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해 국회의 헌법재판관 추천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리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민주당이 추천한 마 후보자 임명을 위해 여야 합의를 요구했다. 여당이 추가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