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합의 내역을 공개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후보자 3명 중 2명만 임명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 의장은 이르면 3일 오후 ‘국회의 선출 권한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방침이다.

우원식 의장은 2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9일 각각 조한창 후보자와, 정계선·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하겠다며 국회 사무처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연합뉴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조선비즈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면, 오늘(3일) 오후가 될 것”이라며 “의장이 여러 사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했다. 또 “결론이 나는 시기 등 구체적인 것은 모두 헌재가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추천 관련 여야가 지난해 말 주고받은 공문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19일 헌법재판관 3인 추천을 합의하고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한 헌법재판관 마은혁·정계선(민주당 추천), 조한창(국민의힘 추천) 3인은 양당 합의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국회사무처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사이에 오간 수발신 공문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의장에 따르면, 추 전 원내대표는 “11월 22일까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3명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도 “여야가 22일까지 국회 몫 3명의 추천을 마무리하고 정기국회 때까지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야 원내대표의 구두 합의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9일 자로 마은혁·정계선 후보를, 국민의힘은 조한창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공문을 우 의장에게 보냈다. 우 의장은 “최 권한대행이 여야의 합의가 확인되는 대로 임명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공문 등으로 여야 합의가 분명히 확인됐으니 마 후보자도 즉시 임명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이 합의문을 공개한 건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위한 단계의 일환이다. 최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 부족’을 들어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해 국회의 헌법재판관 추천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리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민주당이 추천한 마 후보자 임명을 위해 여야 합의를 요구했다. 여당이 추가 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