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 공수여단과 해병대 배속됐다”며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자주포·방사포 등 군수물자를 추가로 수출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왼쪽)과 윤오준 제3차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회의 시작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정보위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북한 러시아 파병 동향과 관련해 11군단 병력 중심으로 구성된 북한 파병군 1만 1000여명은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적응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쯤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파병된 북한군 중 사상자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북한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군 일부가 포로로 잡혔거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국정원은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선 정확한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보기관으로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10만 명 파병 가능성’을 전망한 데 대해 이 의원은 “전투 상황 자체가 장기화되고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게 될 경우 추가적으로 북에 파병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게 대전제조건”이라며 “현재로선 10만명이 (추가 파병으로) 간다, 안 간다고 확정난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군수물자를 추가 지원한 동향도 파악됐다. 이 의원은 “북한이 포탄 미사일에 이어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을 추가 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정원은)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지 않았던 무기들이기 때문에 북한이 운영·정비 교육 병력도 함께 파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미국의 동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 ·ATACMS)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데 대한 질답이 오갔다고 한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외교안보적 측면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며 “트럼프 신정부와 바이든 정권 사이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함에 있어서 입장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두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겠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