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정부의 의료 개혁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국회가 국민적 불안에 대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의료 개혁 당위성을 인정하되 국민적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실효적 해법을 모색하자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의료개혁도 결국 민생을 위한 것”이라며 “당장의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우리 정치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로서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유지하면서 당장의 국민 염려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담에서 의정(의료계와 정치권) 갈등 중재 문제는 공식 의제로 선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회담 의제로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칫 이 문제를 두고 국회와 대통령실이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어 여당으로서는 부담이 크다. 최근 한 대표가 ‘2026년도 의대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하고 대통령실이 거부하면서, 당정 갈등으로 비화해서다.
다만 한 대표가 당 연찬회에 이어 이날도 ‘국민 불안 해소’에 방점을 찍은 만큼, 향후 핵심 이슈로 언급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의료대란을 공식 의제에서 빼자고 얘기가 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의료대란 문제는 국민 생명과 관련된 문제다.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해서 될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 말씀대로 저는 의료개혁의 기본적인 방향인, 의사 정원 늘리고 필수 공공의료와 지역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그러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집단끼리 충분한 대화, 그 대화를 통한 양해와 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강경 태도가 부작용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정책 수행이 지금처럼 거칠고 급하고 과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그 부작용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의료체계 붕괴 위기를 불러왔고, ‘응급실 뺑뺑이’로 안 죽어도 될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이미 작년 한 해에 총발생량을 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능한 실효적 대안을 마련해 내야 한다. 한 대표와도 이 문제에 대해 충분한 대화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의료대란 대책을 국회에서 여야 모두가 함께 만들어 해법을 강구해보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