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순직 해병 수사외압 진상규명 특별검사(특검)법’ 압박에 다시 나섰다. 민주당은 2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순직 해병 특검법에 ‘제보공작’ 의혹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제보공작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킬 테니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나섰다. 여야 대표회담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가운데 한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제보공작’ 의혹 당사자인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채상병 사건의 올바른 수사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제보공작’ 의혹을 포함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당연히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제보공작 의혹을 포함하겠다”고 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된 단체대화방의 메시지 내용 등을 제보한 김규현 변호사가 해당 제보를 장 의원과 논의했다며 ‘제보공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장 의원은 “한 대표 본인 스스로 국민들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제보공작 의혹 내용을 포함한 제3자 특검법을 신속하게 발의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특검은 저를 포함해 제보공작 의혹을 처음 제기한 권성동 의원, ‘멋진해병’ 단체방에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씨 등 단톡방 5인과 무명의 해병까지 모조리 다 수사대상에 놓고 수사해달라”고 했다.
민주당도 순직 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주장한 ‘제3자 추천 방식’과 ‘제보공작’ 의혹 수사대상 포함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제3자 추천 방식의 이른바 한동훈식 특검을 수용할 수 있고 당내에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며 “장 의원(이 관련된 제보공작 의혹) 부분도 (특검에) 넣을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장 의원이 (제보공작 의혹) 당사자로 국민의힘 공격을 받는 대상 의원인데 장 의원이 (국민의힘이) 그렇게 원한다면 본인도 수사하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이 내재적 한계를 뚫고 나라를 지키던 스무 살 청년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수사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을 규명할 수 있다면 어떤 제안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밝힌다는 대전제가 있다면 어떤 방식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는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당대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직후 대표회담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결정된 일이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의제에 대해서는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민주당에서는 ‘순직 해병 특검법’과 관련해 한 대표가 법안을 발의하라며 압박에 나섰고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예를 언급해 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강하게 요구할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금투세 폐지와 관련된 의제를 공식적으로 올리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금투세와 관련해 민주당 내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 논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새로 온 여야 대표의 첫 만남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은 민주당 주장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