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 케이호텔에서 열린 '경우회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유산을 깊이 새기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신뢰와 통합의 시대를 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6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고(故)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의 역사 그 자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기념식을 진행 중이다. 추진위는 지난해 11월 출범식을 열고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김진표 국회의장, 한 총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을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위촉한 바 있다.

한 총리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일생을 민주화에 헌신하고 고초를 겪었음에도 화해와 통합의 정신을 실천했고, 보수와 진보를 함께 포용하셨다”면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통해 한일이 과거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바라보며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한일관계의 틀을 마련하고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루어내,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님은 민주, 인권,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수호하며, 국민을 위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통합해 온, 한국 현대사의 거인”이라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한 총리는 당시를 회고하며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민심을 받드는 지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 통합의 지혜에서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서 “그것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라는 기치 아래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열고 국정운영의 중심을 국민에 두고 국민의 뜻을 수용했다”면서 “이는 제 공직 생활의 소중한 길잡이가 됐다. 앞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민생을 돌보는데 정성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 총리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IMF 체제를 조기에 극복했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두 축으로, 금융, 기업, 공공, 노동 4대 개혁에 박차를 가해 지식 기반 경제 건설에 매진했다”며 “우리는 대통령님이 하셨던 것처럼 민간주도의 시장경제 등 확실한 변화를 이뤄가고 있다. 반드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동서로 갈라지고, 계층 간에 대립하고, 세대 간에 갈등해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의 유산을 깊이 새기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신뢰와 통합의 시대를 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총리는 축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각별한 마음을 담아 김대중 대통령님에 대한 존경의 말씀을 전하셨다”고 말했다.

기념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반기문 전 총장, 김진표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근 피습을 당해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김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주요국 정상들은 축하 영상과 서한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