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지난달 30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이용료 법안’에 대해 “K-콘텐츠 경쟁력이 강한 K-CP(한국의 콘텐츠 사업자)의 재앙적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망 이용료 법안 국회 통과에 열쇠를 쥐고 있는 정 의원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어서 앞으로 국회 논의가 주목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법안에 대해 “소수의 국내 ISP(인터넷 사업자, 통신사)를 보호하려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 마케팅을 하다가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국회는 망 이용료 법안과 관련해 지난달 20일 공청회를 열었다. 정 의원은 “많은 국회의원들이 (법안 내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조만간 망 이용료를 반대한 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열겠다”며 “왜 반대해야 하는지, 이 법이 얼마나 심각한지 공유할 수 있는 토론회를 열겠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은 유튜브(구글)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사들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다며 국내 통신사에 인터넷 망 이용료를 내게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다수 발의했다. 정 의원을 비롯해 국회 과방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오는 4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관련 법안을 두고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의돼 있는 법안은 7건으로, ▲부가통신사업자의 차별 금지 의무화(전혜숙 민주당 의원) ▲부가통신사업자의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불 의무화(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대상사업자의 계약 체결 의무화(김상희 민주당 의원)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이용계약 차별 금지(이원욱 민주당 의원) ▲일정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의 정보통신망 이용계약 체결 의무화(양정숙 무소속 의원) ▲일정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 신고 의무화(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부당한 계약체결 및 망 이용대가 지급거부 금지(윤영찬 민주당 의원) 등의 내용이다.

유튜브가 망 이용료 법안에 반대하는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한국 네티즌에게 호소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망 이용료 법안은 최근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큰 논란이 됐다. 세계 최대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망 이용료에 따른 서비스 비용 부담이 커지자, 풀HD(가로 1920, 세로 1080) 화질까지 제공하던 것을 HD(가로 1280, 세로 720) 화질로 낮췄기 때문이다. 풀HD의 해상도는 HD의 2배다. 트위치는 방송 화질을 조정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한국의 현지 규정과 요건을 지속해서 준수하는 한편 모든 네트워크 요금과 기타 관련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했다”며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튜브는 ‘망 중립성’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며 여론전에 나섰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가 콘텐츠의 유형, 제공사업자, 내용 등에 따른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개념이다. 유튜브는 “망 이용료 법안은 한국 인터넷 및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유튜브 운영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회 망 사용료법 반대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한국 네티즌들에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