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Medal of Honor) 수여식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올해 94세인 한국전쟁 영웅 랠프 퍼켓 주니어 퇴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수여한 첫 명예 훈장이다.
퍼켓 대령은 중위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1950년 11월 25~26일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 점령 과정에서 중공군에 맞서 활약했다. 당시 퍼켓 중위는 미 육군 특수부대인 제8 레인저 중대를 이끌다가 공격을 받자 가까운 탱크에 올라 최전선으로 이동했고, 부하들을 독려하며 205고지 점령을 이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퍼켓 대령의 전과를 자세히 설명하며 “한미 양국 군은 3배나 많은 중공군에 맞섰다”고 강조했다. 미중관계가 격화되고 미국이 동맹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훈장 수여 후 이어진 기념촬영 때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도 올라와 같이 사진을 찍자는 제스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단상으로 올라갔고, 한미 정상은 휠체어에 앉은 퍼켓 대령의 양 옆에 무릎을 꿇고 사진을 촬영했다.
이 자리에서 한미 정상은 한목소리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력한 한미 동맹은 미군과 한국군의 희생과 용기로 만들어졌다”며 “문 대통령을 모신 것은 양국이 함께 이룬 성과를 보여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미국 참전 용사의 힘으로 한국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번영을 이뤘다”면서 “영웅들의 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외국 정상이 참석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영광”이라면서 “양국 간의 동맹관계는 이러한 용기와 단결, 헌신을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보이며 시작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