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주요국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석유최고가격제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 중인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이날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의 '중동 분쟁의 영향 및 해외 정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57개국이 소매가격 상한제, 연료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사한 가격 상한 정책을 시행하는 나라는 일본, 태국, 헝가리, 체코, 중국, 인도, 멕시코 등 16개국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가격을 관리하기 위해 휘발유 소매가격을 리터당 170엔(약 1600원)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정유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태국도 리터당 30바트(약 1377원)를 넘지 않도록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헝가리는 과거 폐지했던 가격 상한제를 재도입했고, 체코는 일일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는 동시에 주유소 최대 마진을 법으로 제한하고 디젤 소비세를 인하하는 등 시장 가격 결정에 개입하고 있다. 대만은 국영 석유회사(CPC)를 통해 유가 상승 폭을 조절하고 있으며 4월 첫째 주부터는 소매 가격을 동결했다. 프랑스 역시 정유사의 자발적 가격 상한 도입과 더불어 마진율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을 통해 대응하는 국가도 40개국에 달한다. 스페인은 유류세를 유럽연합(EU) 허용 최저 수준인 경유 리터당 0.33유로(약 575원)까지 낮췄다. 부가가치세도 21%에서 10%로 인하했다. 독일·이탈리아·아일랜드·스웨덴 등도 유류세를 인하하며 국가 재정을 통한 가격 통제에 나섰다.
영국은 유류세 인상 계획을 연기했고 미국은 연방 유류세를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40개국은 에너지 절약 정책 등 수요 관리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30개국이 절약 캠페인을, 25개국에서 수송 부문 운행 제한을 도입했고 공무 출장 제한과 재택근무 장려도 각각 14개국, 13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냉방 온도 제한을 실시하는 국가도 8개국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