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 분쟁 조정 사건 처리 속도가 평균 122.8일에서 단축될 전망이다. 지금 사건 처리 속도가 늦은 원인 중 하나로 분쟁조정회의를 상임위원 5명 중 1명(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만 주재하도록 한 소비자기본법 조항이 지목된다. 이에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상임위원 2명만 모여도 회의를 열 수 있게 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분쟁조정회의는 기업과 소비자 간 발생한 분쟁을 심의해 조정 결정을 내리는 준사법 절차다. 소비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회의를 통해 '기업이 소비자 1인당 10만원씩 주라'는 식의 중재안이 나온다. 양측이 조정 결정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 결정과 동일한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한쪽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조정은 성립하지 않는다. 어느 한쪽이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 1심부터 재판이 진행된다.
이날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소비자원이 상임위원 2명이 모이면 분쟁조정회의를 열 수 있게 소비자기본법 63조 2항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 조항에는 분쟁조정회의를 위원장이 주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정위가 법 개정에 나서는 것은 이 조항 때문에 분쟁 조정 절차가 지연된다는 지적 때문이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르면 소비자원은 원칙적으로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분쟁조정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소비자원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원 분쟁 조정 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작년 기준 122.8일로 전해졌다.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만 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 보니 연간 회의 개최 건수 자체가 30회 안팎에 그친다고 한다.
한편, 소비자원은 1987년 설립 당시부터 분쟁 조정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기업과 소비자가 분쟁으로 법정 싸움을 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일단 소비자원에서 조정하는 절차를 갖도록 한 것이다. 조정 결정은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 5~9명 가운데 과반수 출석,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