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당시 경기도지사).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계약 만료 시점에 근무기간에 따라 기준금액의 8.5~10%를 수당으로 주겠다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취지다.

공정수당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2021년 경기도지사 때 지자체 중 가장 먼저 도입해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정책이다. 현 정부 들어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정책 중에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때 시행한 정책의 확장판이 적지 않다.

관가 안팎에선 2019년 경기도 '공정국' 출범과 함께 시행된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공정국에서 중점 추진하던 정책을 지금도 국정 운영에 반영하는 경향이 강해서다. 대표적으로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담합 등 경제 범죄 실태조사 및 제재 강화, 체납자 전담 관리 조직 출범 등이 있다.

◇ '하천·계곡 정비' '담합 제재 강화' '체납관리단'...경기도 공정국에서 출발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취임 이듬해인 2019년 6월 공정국을 만들었다. 전국 지자체 중 국(局) 단위 공정 거래·소비자 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었다. 공정국 산하에는 ▲공정소비과 ▲조세정의과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을 뒀다. 공정국장에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를 임명해 화제가 됐다.

공정국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하천·계곡 불법 시설 정비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때 청정 계곡 도민 환원을 공약하고 2019년 대대적인 실태 조사·정비에 착수했다. 1년 뒤 계곡·하천 불법 시설물 1482개를 적발해 94%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하천·계곡 불법 시설 정비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안전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됐다. 행안부는 전국 단위 실태 조사를 통해 불법 행위를 확인한 뒤 제재하고 있다.

2020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양평군 대심리에 있는 하천 및 계곡 불법시설물 철거 현장을 방문해 집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양평군

이 대통령은 도지사 재임 기간 '담합과의 전쟁'을 벌였다. 특히 도에서 발주하는 건설 공사 입찰 담합으로 적발된 기업은 향후 공공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하고,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제재 강화 계획을 마련해 시행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 X(옛 트위터) 등에서 담합 기업에 대한 엄정 처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담합 행위는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며 "반복될 경우에는 아예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현 정부 들어 식품 등 담합 기업에 대한 검찰과 공정위의 대대적인 조사와 제재가 잇따랐다. 공정위는 내부 과징금 고시를 바꿔, 담합 과징금 하한을 관련 매출액의 0.5%에서 10%로 20배 높였다.

이 정부 들어 출범한 '국세 체납 관리단' 역시 이 대통령이 경기도 공정국에서 추진한 정책이다. 공정국 조세정의과 산하 체납 관리단에 기간제 공무원을 1000명 이상 채용해 체납자 실태 확인을 했다. 다만 관리단 도입 전후 연간 체납 징수액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5000억원을 주고 1만명을 써서 10조를 추가로 걷는다면 이건 남아도 한참 남는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 공정 거래 정통한 李... 공무원들 바짝 긴장

정부 부처의 한 공무원은 "대통령이 지자체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정 거래 현안을 해결하고 지지율을 높인 경험이 있어, 이를 국정 운영에도 반영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공정위 직원들은 공정거래법과 공정 거래 현안에 정통한 대통령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 대통령이 주병기 위원장에게 공정 거래 사건의 낮은 제재 수위에 대해 따져묻는 상황이 공개적으로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월 3일 국무회의에서 한국전력이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담합 사건을 언급하며 "담합 규모가 6000억원을 넘는데 과징금이 500억원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상 (담합액 대비 과징금을 매출의) 20%까지 부과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낮게 책정됐느냐"고 했다.

이에 주 위원장이 시행령과 고시상 감면 규정 때문이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렇다면 규정부터 고쳐야 한다"고 했다. 주 위원장이 상반기에 개정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바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