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 세계지질과학총회(IGC 2024)'의 '동해 울릉분지 탐사 특별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한국석유공사 제공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과 관련, 투자 주관사가 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밝힌 곳이 10곳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해외투자자 모집 절차를 맡는 주관사로 뛰고 싶어 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면서 “동해가스전 프로젝트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IGC)’의 동해 울릉분지 탐사 특별세션 행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주관사 모집 준비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9월 2일 입찰 공고를 게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후 입찰 공고일은 석유공사 내부 사정으로 5일쯤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미국 심해 평가 기업 액트지오가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동해 울릉분지 일대 심해에 35억~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사용량 기준으로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4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석유공사는 국내외 연안 위주 시추 경험은 있지만, 깊이 1000m 이상의 심해 시추 경험은 없다. 석유공사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위험 분산 차원에서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과 같은 주요 기업 5곳 이상이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투자를 위해 석유공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가스전에 투자하는 글로벌 메이저 회사들이 투자 절차를 제대로 밟을 수 있도록 해외 투자은행(IB) 중에 글로벌 주관사를 선정하고, 해외 기업의 투자를 받아 시추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산업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동해가스전 탐사 비용에 대해 “첫 번째 공 시추에 대한 예산은 확보했고, 국내 제도를 정비한 후 해외 투자를 받겠다”고 했다.

정부는 시추 1공당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차 시추 비용 1000억원 중 500억원은 정부가 500억원은 석유공사가 부담한다. 총 5번 이상 시추할 예정이라 5000억원 이상 탐사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안 장관은 “2, 3, 4, 5차공을 해외투자랑 묶으면 규모가 커져 예비타당성조사가 필요할 수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첫 번째 시추공에서 분석한 유망 구조를 토대로 두 번째 시추공부턴 조광권을 새로 설정한다는 구상이다. 안 장관은 “두 번째 공부터는 해외투자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위치를 탐사할지 해외 투자사와 논의가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다음 달 예정된 2차 개발전략회의에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