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일 방한한 헬렌 클락슨 RE100 캠페인(더 클라이밋 그룹) 대표와 만나 “한국은 반도체·철강·자동차 등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제조업 중심국가로서 재생에너지 활용 여건이 매우 불리하다”며 더 클라이밋 그룹이 추진하는 ‘글로벌 RE100 기술기준’ 개정에 한국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RE100은 국제 비영리단체(NGO)인 더 클라이밋 그룹이 주도하는 캠페인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애플과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동참을 선언했고, 국내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SK,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참여 중이다.

기후 변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늘리자는 취지이지만, 한국의 에너지 상황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RE100이 무탄소 에너지원 중 하나인 원전을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RE100 대신 원전을 포함한 CFE(무탄소에너지, Carbon Free Energy) 이니셔티브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원전을 주요 탄소감축 에너지원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클라이밋 그룹은 지난 3월 발간한 ‘연차보고서’에서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나라’로 분류하고,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도록 국가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하는 등 일관된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국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활용에 적극 동참하는 만큼 정부는 RE100 이행 수단을 신속히 마련했고, 향후에도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이 편리하도록 지속 개선하겠다”고 했다. 클락슨 대표는 “한국 정부 정책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한국 정부의 요청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또 향후 CFE와 RE100 캠페인이 함께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