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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인공지능(AI)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기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투자를 이어가지만 투자자들은 AI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올해 1분기 매출이 2430억위안(약 5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매출 2472억위안(약 54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미국예탁주식(ADS) 기준 0.09달러로 예상치 1.12달러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텐센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965억위안(약 4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1989억위안(약 44조원)을 하회했습니다. 순이익은 581억위안(약 12조8000억원)으로, 예상치인 614억위안(약 13조원)에 못 미쳤습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에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내 AI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들입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3월 향후 3년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소 3800억위안(약 8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AI 모델 설계부터 서비스 적용,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반도체 설계까지 모두 수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핵심은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큐웬(Qwen)입니다.

지난 4월 공개된 최신 버전 큐웬 3.6-플러스는 벤치마크 결과에서 에이전트형 코딩과 멀티모달 추론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으며, 일부 기능은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견줄 만한 수준이라는 자료까지 발표됐습니다.

알리바바는 이미 큐웬을 자사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와 티몰에 활용 중입니다. 큐웬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누며 상품 검색, 비교, 주문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지난달부터는 외부 기업에도 문을 열어 큐웬을 통해 중국동방항공의 예약도 가능합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알리바바그룹 본사./로이터연합뉴스

아울러 AI와 데이터센터를 구동할 반도체도 직접 설계 중입니다. 알리바바의 AI 칩 사업부인 T-헤드에서는 AI 에이전트용 중앙처리장치(CPU) '쉬안톄(XuanTie) C950'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무(Zhenwu) 등을 생산 중입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평가됩니다.

텐센트 역시 AI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 중입니다. 지난해에만 약 180억위안(약 4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AI 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리고 있습니다. 자체 AI 모델 '훈위안(Hunyuan)'과 대화형 AI '위안바오(Yuanbao)', AI 에이전트 '워크버디'를 중심으로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과 게임, 광고 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에도 두 기업이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첼시 탐 모닝스타 수석 연구원은 "알리바바는 반도체 생산 능력의 제약으로 단기간 내 칩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로버트 레아 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연구원들도 텐센트의 투자 증가와 관련해 "장기적인 이익을 겨냥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AI 수익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빅테크가 아닌 AI 스타트업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즈푸입니다. 중국 칭화대 연구실에서 출발한 즈푸는 범용 인공지능(AGI) 구현을 목표로 한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는 각각 6.7%, 23.7% 하락한 반면, 즈푸는 1월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622% 올랐습니다.

나인티원 자산운용의 조안나 양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LLM이 즈푸 같은 소규모 중국 경쟁업체의 모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