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가 신작 '붉은사막'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신작 공백이 길었던 펄어비스는 그간 대표작 '검은사막'의 분기별 성과에 따라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등 실적 변동성이 컸지만, 7년의 개발 기간 끝에 선보인 '붉은사막'이 500만장 이상 팔리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붉은사막이 연말까지 흥행을 이어갈 경우 펄어비스는 올해 연간 매출이 최대 97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3656억원)와 비교해 연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펄어비스 2026년 1분기 실적 / 펄어비스 제공

◇500만장 이상 팔린 '붉은사막'…펄어비스 캐시카우 등극

펄어비스는 12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8%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97.4% 늘어난 212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700억원으로 2107.8% 뛰었다.

붉은사막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펄어비스가 지난 3월 20일 출시한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은 출시 첫날에만 200만장을 판매했다. 이어 4일 만에 300만장, 12일 만에 400만장, 26일 만에 500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한국 콘솔 게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다.

장기간 검은사막 중심이었던 펄어비스의 실적 구조도 붉은사막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식재산권(IP)별 매출은 검은사막이 616억원, 붉은사막이 2665억원으로 '검은사막'의 4배에 달했다. 붉은사막이 전체 IP 매출의 81.2%를 차지한 셈이다.

붉은사막이 서구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펄어비스의 해외 매출 비중도 높아졌다. 1분기 펄어비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94%로, 1년 전의 49%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북미·유럽 지역 비중이 81%, 아시아가 13%, 한국이 6%였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붉은사막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플랫폼별 매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분기 펄어비스의 플랫폼별 매출은 PC 59%, 콘솔 38%, 모바일 3% 순이었다. 콘솔 비중은 붉은사막 출시 이후 전 분기와 비교해 31%포인트(p) 높아졌다. 붉은사막 IP만 놓고 보면 콘솔과 PC 매출 비중은 각각 50%로 집계됐다. 모바일 비중이 큰 국내 게임업계와 달리 펄어비스는 콘솔·PC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펄어비스는 자체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기술 경쟁력이 붉은사막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광활한 오픈월드를 끊김 없이 구현한 최적화 기술과 사실적인 물리 효과, 고품질 그래픽을 통해 높은 몰입감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차기작 도깨비에 자원 집중…신작 출시 체계 2~3년 목표"

펄어비스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하지 않고 향후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제시했다. 회사는 붉은사막의 흥행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연간 매출을 8790억~9754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붉은사막 IP 매출은 6441억~7348억원으로 예상했다. 검은사막 IP 매출 전망치는 2349억~2406억원으로, 올해 실적의 상당 부분이 붉은사막의 성과에 의존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876억~5726억원으로 제시해,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펄어비스는 앞으로 붉은사막의 신규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플랫폼 확장과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로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차기작 '도깨비(DokeV)'와 '플랜8'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2~3년 주기의 신작 출시 체계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도깨비'에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현재 '도깨비'는 프리프로덕션(사전 제작)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플랜8'은 현재 기획 단계라고 덧붙였다.

오는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붉은사막 매출은 초기에 판매량이 집중되는 패키지 게임 특성상 2분기에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속적인 패치와 업데이트로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2분기 중 난이도 조절, 조작법 개선, 보스 재대결, 반려동물 추가 등 업데이트를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