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투쟁본부에서 이탈한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가 다른 노조에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중단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과반 노조를 차지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가 자신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하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약 2300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동행노조의 70% 정도가 가전·스마트폰·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DX(완제품) 부문 소속이다.
6일 동행노조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 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보낸 공문에서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가 교섭대표노조로서 양 노조가 부담하고 있는 공정대표 의무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교섭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용과 결과를 공유해야 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동행노조는 지난 4일 초기업 노조·전삼노와 함께 꾸렸던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요청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동행노조는 이에 이번 공문에서 ▲사측과의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 ▲사측 제시안 및 조합(초기업 노조·전삼노)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 의견 수렴 ▲향후 교섭 일정 및 주요 쟁점 사항 ▲초기업 노조의 공식적인 사과와 즉각적인 비하 금지를 요구했다.
지난 3월 최승호 초기업 노조 위원장이 조합원 메신저에서 의견을 낸 일부 조합원들에게 "동행노조냐"며 제명시킨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 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며 "이는 단순한 노노 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문 수령 후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하거나 우리 노조 조합원들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초기업 노조는 이날 동행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동행노조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교섭 정보를 차단한 사실은 없다"며 "교섭 결과 및 주요 내용은 조합원 대상 공식 공유 이전 동행노조에도 사전에 안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조합원 의견 수렴은 이미 지난해 안건 수렴 절차를 통해 진행된 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반 노조인 초기업 노조가 반도체 부문 중심의 성과급만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DX 부문 직원 사이에서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 노조 가입자 수는 7만3000명대로 떨어졌다.
삼성전자에는 2018년 처음 노조가 생겼다. 현재는 5개 조합이 활동하는 복수 노조 체제다. 이 중에서 동행노조를 비롯해 초기업 노조·전삼노는 작년 11월부터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사측과 2026년도 노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다. 지난 2월 교섭 결렬이 된 후 공동투쟁본부도 함께 꾸리고 '5월 총파업'을 기획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대규모 집회도 함께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