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챗GPT 달리

통신 3사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이 최근 3년간 일제히 늘어난 가운데, LG유플러스의 사용률이 SK텔레콤과 KT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인력 구조가 유연한 조직문화와 맞물리면서 남성 육아휴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 LGU+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SKT·KT의 두 배 넘어

6일 조선비즈가 통신 3사의 2025년 사업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지난해 LG유플러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은 13%, KT는 12.8%였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출산·육아 관련 제도가 실제 조직 안에서 얼마나 활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사용자 수로 봐도 차이가 뚜렷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457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많았다. SK텔레콤은 63명, KT는 24명이었다. 전체 남성 직원 수 대비 육아휴직 사용 남성 직원 비중으로 환산해도 LG유플러스는 5.9%로 SK텔레콤(1.6%), KT(0.2%)를 크게 웃돌았다.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현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자는 LG유플러스가 271명으로 가장 많았다. KT는 185명, SK텔레콤은 100명이었다.

◇ 젊은 인력 구조가 만든 유연한 문화

LG유플러스 남성 직원들의 높은 육아휴직 사용률 배경으로는 인력 구조가 꼽힌다. 육아휴직 수요는 통상 영유아 자녀를 둔 30대∼40대 초반 직원에게 집중된다.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의 전체 평균 근속연수는 11.3년으로 SK텔레콤 13.7년, KT 19.3년보다 낮았다. 평균 근속연수가 곧바로 평균 연령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직원 비중을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지표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젊은 인력 구조가 보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와 맞물리면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한다. 연차가 낮고 육아기 자녀를 둔 직원 비중이 클수록 제도 수요가 커지는 데다, 젊은 세대일수록 남성 육아휴직을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조직문화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육아휴직은 법과 사내 제도로 보장돼 있어도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상사와 동료의 시선, 복귀 이후 인사상 불이익 우려가 작용할 수 있다. 제도 자체보다 '써도 되는 분위기'가 사용률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남성 육아휴직은 주변에 실제 사용 사례가 쌓일수록 눈치를 덜 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젊은 직원 비중이 높은 조직일수록 육아휴직을 개인의 특혜가 아니라 당연한 생애주기 제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0년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이 LG유플러스로 합병된 이후 연령대가 높았던 기존 직원들이 은퇴 등으로 대거 물갈이 되면서 젊은 층으로 세대 교체가 완성됐다"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육아휴직 사용 사례가 확산되면서 빠른 속도로 사용률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라고 했다.

◇ 통신 3사 '아빠 육아휴직' 모두 늘었다

LG유플러스가 남성 육아휴직 활용도에서 앞서 있지만, 통신 3사 모두 최근 3년간 사용률이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2023년 23%에서 2024년 30%, 지난해 32%로 올랐다.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3%에서 7%, 13%로 상승했고, KT도 6.7%에서 11.6%, 12.8%로 높아졌다. 특히 SK텔레콤은 2년 만에 10%포인트(P) 가까이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KT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낮았지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활용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육아기 단축근무 이용자는 KT가 215명으로 가장 많았다. LG유플러스는 124명, SK텔레콤은 4명이었다.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육아휴직 대신 근무를 유지하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식을 택한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인재 확보 경쟁의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육아휴직 제도 보유 여부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실제 사용률과 복귀 이후 경력 유지 여부가 기업문화 평가 기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젊은 직원일수록 급여나 직무뿐 아니라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인지도 중요하게 본다"며 "앞으로는 제도 보유 여부보다 실제 사용률이 기업문화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