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전국 대리점에 "신규 휴대폰 개통 시 고객이 보유한 기존 휴대폰을 중고폰으로 매입했는지 여부와 매입 가격을 KT 영업 전산 시스템 KOS(KT One System)에 의무 입력하라"고 공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폰 반납 할인'을 둘러싸고 대리점과 고객 간 분쟁이 잦은 데 따른 것이다.

6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KT 직영점 및 일반 대리점은 오는 7일부터 휴대폰을 개통할 때 중고폰 매입 정보를 KOS에 필수 입력해야 한다. 고객이 중고폰을 대리점에 매각했는지 여부와 함께 해당 중고폰의 모델명, 매입 시점, 매입 금액, 중고폰을 매입한 사업자 등을 적어야 한다. '중고폰을 매입한 사업자' 입력란은 KT 유통 전문 그룹사 KT M&S의 중고폰 거래 플랫폼 리본(Reborn), 티앤케이 프라이빗에쿼티(T&K PE)가 인수한 중고폰 거래 플랫폼 민팃(Mintit), 기타 사업자 등으로 구분된다. 대리점이 입력한 정보는 이튿날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된다.

/뉴스1

중고폰 매입 여부와 매입 가격을 의무 작성해 보고하도록 조치한 것은 통신 3사 중 KT가 유일하다.

KT가 이 같은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대리점과 고객 사이에서 중고폰 반납을 둘러싼 갈등이 잦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부 통신사 대리점은 새 휴대폰을 개통할 때 "기존 휴대폰을 반드시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기존 휴대폰을 반납하면 기존 휴대폰의 남은 할부금을 모두 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급 시기를 미루며 약속한 금액을 주지 않거나, 휴대폰에 하자가 있다고 트집을 잡아 중고폰 시세의 일부만 줘 분쟁이 발생해 왔다. KT는 공지에서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중고폰 판매 대금 미입금과 관련한 VOC(Voice of Customer·고객의 소리)를 예방하기 위함이자, 대리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KT 관계자는 "중고폰을 거래하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라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중고 단말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도'를 시행하는 등 중고폰 이용자 보호에 나서고 있는 만큼, KT도 정부 시책에 맞춰 중고폰 거래를 보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KT 대리점을 신뢰하고 중고폰을 매각할 수 있도록 본사 보고 체계를 마련했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빠르게 활성화하는 중고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KT가 중고폰 매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반면 중고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2025년 기준 33개월(2년 9개월)로, 5년 전보다 6개월 이상 길어졌다. 국내 중고폰 시장은 2021년 682만대에서 지난해 1000만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KT M&S는 작년부터 리본(ReBorn) 플랫폼을 통해 매입한 중고폰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